10.11
안녕하세요, 신입생으로써 두번째 음감회를 하게된 강희조 입니다.
조금 오글거릴 수도 있지만 저는 짜라에 들어오게된걸 굉장히 행운이라 생각하고 행복합니다.
저와 음악적 취향이 저와 비슷한 사람을 만날 수도 있었지만, 다양한 음악적 취향을 가진 사람들도 만나면서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게 가장 좋았습니다.
이번이 저의 첫 음감회이기에 어떤 흐름으로 가면 좋을까 하고 계속 생각하다가
두 갈래의 방향을 합쳤습니다.
나 자신이 예전과 최근을 통틀어 좋아하고 빠진 아티스트의 음악
그리고 타이틀이 아닌 그들의 숨겨져 있는 나만의 명곡 이라고 말이죠.
(물론 짜라분들은 다 아실 것 같지만...)
장르적인 면은 팝을 중심으로 가지만 70년대 일본 언더그라운드 음악, 한국의 R&B을 비롯한 다양한 곡들이
함께 섞여있으니 당황하시지 말고 함께 즐겨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Harry Hosono(Hosono Haruomi) / Paraiso / #9 Paraiso(Haraiso) (4:35)
일본 계열 아티스트의 음악이라곤 정말 거의 듣지 않았던 저의 음악인생에 한줄기 빛처럼 내려와준 사람이 우리나라에서도 알 사람들은
다 안다는 일본의 작곡가지자 뮤지션이신 류이치 사카모토 이다. 그분에게 푹 빠져 얼마전엔 전시회도 갔다올 정도
였고, 그 분이 속하신 'Y.M.O'라는 일본의 3인조 신스탑 밴드의 음악도 사랑하게 되었다.
신스팝은 1970년대 후반부터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음악 장르 인데, 신시사이저가 주 악기로 사용되는 것이 큰 특징이다.
일본에는 1980년대에 유입되었고, YMO는 키보디스트를 담당하는 류이치 사카모토를 포함하여 일본 록의 전설 핫피 엔도의 멤버로
명성을 떨치던 베이시스트 호소노 하루오미, 또다른 전설적인 록밴드 멤버인 드러머인 타카하시 유키히로로 구성되어 있다.
1978년부터 5년 동안 활동하고 해산됐다가, 1993년 깜짝 재결성을 하고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다.
이 곡을 접하게 된건 정말 YMO 덕질의 연장선으로 안진 얼마 되진 않았지만, 이 앨범 'Paraiso'는 나에겐 정말 소중한 앨범으로
현재까지도 꾸준히 듣고있고 프로듀서이자 노래한 호소노 하루오미도 함께 덕질하게 해준 계기이다.
특히 선곡한 9번 트랙은 그 특유의 느낌을 특히 짜라와 나누고 싶어 첫곡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이 앨범뿐만 아니라 그 다음 시리즈로 이어지는 'Philharmony' - 'One Sight Seeing' - 'Hosono House' - 'Cochin Moon' 모두
최고이니 들어보길 추천하는 바이다.
Lana Del Rey / Lust for Life / #12 Beautiful People Beautiful Problems (4:14)
본명은 엘리자베스 울리지 그랜트(Elizabeth Woolridge Grant)로 주로 하는 음악은 1950~60년대의 스타일을 따왔으며
자신은 자신의 음악이 할리우드 새드코어를 표방한다고 말한다. 사실 라나 델 레이를 디카프리오 주연 영화인
'위대한 개츠비'의 사운드트랙들 중 하나인 'Young & Beautiful' 을 부른 가수로써 처음 접했다.
그 후 친한 언니의 추천으로 이 앨범의 제목이자 타이틀곡이기도 한 'Lust for Life' 곡을 듣게 되고
무한 반복 재생을 한 후 수록곡들을 듣게 되었는데 선곡한 이 곡의 가사와 멜로디가 라나가 평소에 다루던 감정인 '우울'을
다루지 않고 몽환적인 부드러움과 행복함을 주어 들려주고 싶었고, 개인적으로는 앨범 커버에서도 전작들과 달리 무표정이
아닌 활짝 웃는 표정을 보여주어 좋기도 했다. 또한, 곡 속에 등장하는 여러 색들, 파란색, 녹색, 빨간색이
연관된 여러 단어들과 묶여 더욱 더 이 노래에 이입하게 도와주었다.
Blood Orange / Cupid Deluxe / #6 Chosen (6:45)
영국의 싱어송라이터로 본명은 데번테 하인스(Devonte Hynes) 이다. 원래는 라이트스피트 챔피언 이라는 예명으로
인디록, 포크 음악을 했으나 그 후로 R&B, 일렉트로니카 음악에 새롭게 관심을 가지면서 블러드 오렌지(Blood Orange)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활동을 시작한 아티스트다. 2011년에 낸 첫번째 데뷔앨범인 'Coastal Grooves' 를 발매했고,
2집인 이 앨범은 기존의 음악보다 헐씬 다양한 장르를 섞어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팝 감성을 유지하고 있으나 그 안에 알앤비을 더했고, 뉴욕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그는 말한다.
또한, 자신은 멈춰있는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멈춰있지 않은 곳으로 끊임없이 이동한다고 말하는 그의 생각이
이 곡의 가사인 'It's in the way that he moves but I don't want to choose' 라는 가사와 일맥상통하고
제목인 'Chosen' 자체가 이 앨범이 말하고자 하는 바와 반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가장 잘 보여준다고 생각하여 좋은 모든 곡들 중에서 이 곡을 선택하게 되었다.
* 2016년에 발매된 그의 앨범 'Freetown Sound' 와 함께 들으면 통하는 점을 느낄 수 있다.
The Weeknd / Trilogy: Disc 3: Echoes of Silence / #9 Echoes of Silence (4:06)
더 위켄드(The Weeknd)는 현재 R&B씬 가장 핫한 슈퍼스타이자 미구엘(Miguel), 프랭크 오션(Frank Ocean)과
함께 PBR&B(일렉트로니카, 록, 힙합, R&B가 섞인 장르)라는 장르를 주류로 끌어올린 아티스트이다.
보통 많은 사람들이 그의 대표곡들인 'Can't feel my face'나 'Starboy'로 그를 접했을 것이고 나 또한 그렇다.
그러나 첫 데뷔앨범인 'Kiss Land'를 내기 전 유튜브에 무료로 공개했던 3개의 믹스테잎
'Hose of Balloons', 'Thursday', 'Echoes of Silence'을 묶어 낸 이 앨범 'Trilogy'는 완전히 충격으로 다가왔던
앨범이고 그 충격의 영향으로 3개의 믹스테잎 바이닐과 시디 모두를 구매하여 소장한 상태이다.
평단에서는 이 앨범이 PBR&B의 교과서격으로 그의 초기의 스타일과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수작이라 말한다.
그 중 이 트랙은 특유의 미성으로 잔잔하게 흘러가 내가 머릿속이 복잡할때 듣는 곡이다.
그의 음악을 너무나 좋아하기에 12월에 있을 내한공연에 가서 신나게 춤추고 눈물 흘릴 생각이다.
Justin Bieber / Purpose / #9 The Feeling(feat. Halsey)(4:04)
저스틴 비버는 설명을 안해도 누구나 알겠지만 확실한건 우선 나는 그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의 행보를 비롯한 사건사고들이 싫은 것도 있고 음악 스타일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이 앨범, 특히 이 트랙만은 예외다.
2015년에 발매된 'Purpose'는 정규 4집인데 나 뿐이 아니라 대중의 마음에도 들었는지 빌보드 초동 판매 기록을 갱신했다.
수록곡들인 'Love Yourself' 와 'Sorry' 는 전세계에서 대히트한만큼 우리나라에서도 인지도가 있지만
이 트랙은 듣자마자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거짓말 안하고 수천번은 들은것 같다.
특히 주된 가사인 'Am I in love with you? Or am I in love with the feeling?'은
뭔가 사랑에 대한 철학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것 같아 좋고
피처링을 맡은 Halsey는 내한을 갔을 정도로 애정하는 가수이자
저스틴 비버와의 목소리 조화가 훌륭하여 더 마음에 든다.
LANY / Make Out - EP / ILYSB (4:00)
LANY는 2014년에 결성된 미국의 3인조 일렉트로팝, 인디팝 밴드로
메인보컬인 폴 클라인(Paul Klein), 레스 프리스트(Les Priest), 제이크 클리포드 고스(Jason Clifford Goss)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의 탄생배경은 조금 웃긴데 4단어가 보기좋아서 찾다가 이미 다 쓰고있어서 LA부터 NY까지라는 의미에서
앞글자만 따서 LANY라 정했다고 한다. 이 트랙은 첫 정규 앨범인 'LANY'가 나오기 전에 발표한 몇개의
싱글들 중 하난데 가사를 보면 알겠지만 제목은 'I Love You So Bad'의 대문자만 뽑은 말이다.
사운드가 몽환적이면서 부담없이 듣기 좋았고 다른 팝밴드들 사이에서 개성있는 색깔이 느껴졌다.
이 곡의 좀 더 팝스러운 버전이 수록되어 있는 1집 앨범 'LANY'도 좋으니 들어보면 좋다.
The 1975 / The 1975 / #10 Robbers (4:15)
중학생 때부터 사랑하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는 영국의 얼터너티브 락밴드로 2002년 평균 13세의 나이로 밴드를 결성하여
10년이 넘도록 활동을 해오고, 2013년에 1집 'The 1975'를 발매하여 메이저 데뷔를 하였다.
보컬인 매튜 힐리(Matthew Healy)를 중심으로 4인조로 구성되어 있으며 밴드명인 'The 1975'는
매튜 힐리가 우연히 얻게 된 잭 케루악 시집의 뒷 면에 1975년이 적혀있는 것을 보고 쓰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그들의 데뷔 앨범이기도 한 'The 1975'는 그동안 발표해서 호평을 받았던 여러 EP 수록곡들 'The City' 등이 수록되어 있다.
컨셉이 흑백인데 이는 밴드의 성격을 보여주려 한것이고, 어두침침하고 우울한 음악만을 하는 것이 아닌
대중적이고 발랄한 사운드의 트랙도 많이 수록되어 있다.
이들을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가 가사가 가볍지 않고 심도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선곡한 'Robbers'는 밴드에서 직접 사랑노래라고 밝혔으나 가사는 전혀 그래보이지 않는다.
가사와 더불어 음울하면서도 그렇지 않아보이는 멜로디와 곡의 분위기를 사랑하고
사실 처음 듣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도 모르게 운 곡이기도 하다.
뮤직비디오를 함께 볼 것을 추천하는데, 내용이 '보니 앤 클라이드(Bonnie and Clyde)'를 모티브로 하여 만들어졌고
매튜 힐리가 직접 내용을 구성했으며, 곡에 좀 더 이입하는데 도움을 줄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The 1975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좋아할 밴드일 것 같다. 결론은 내한공연 좀 해줬으면.
Crush(크러쉬) / Interlude / #4 Castaway (feat. MISO) (3:10)
갑자기 한국 아티스트의 곡이 나와 당황스러울 수도 있지만
크러쉬는 유일하게 덕질하는 2명의 한국 사람 중 한명, 특히 '음악'을 중심으로 덕질하는 유일무이한 사람이다.
R&B 음악을 주로 하고 있으며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흑인음악에 입문하기 시작해 혼자 독학으로
작사, 작곡을 공부했다고 한다. 2012년에 여성 랩퍼 '치타'와 함께 '마스터피스'라는 혼성듀오로
데뷔한 적이 있으나 묻혔고 그 후 'Red Dress'를 비롯한 여러 솔로 싱글들을 발표하고
데뷔 앨범 정규 1집 'Crush on You' 로 스타덤에 올랐다.
2016년에 발표된 미니 앨범인 'Interlude'는 그 다음 앨범을 내기 전 쉬어가는 앨범이라고 스스로
밝혔으며 타이틀곡 '우아해(Woo Ah)'를 포함해 5개의 트랙들로 음악 활동을 하며 느낀 감정들과
고민을 통해 한층 성숙하고 발전한 음악적 방향성을 보여준다.
그 중 4번 트랙 Castaway는 요즘 날씨와 잘 어울리고 함께 음악을 하는 크루 '클럽 에스키모(Club Eskimo)'에 속한
역시나 애정하는 아티스트 '미소(MISO'의 목소리가 갑자기 생각나 선곡했다.
나 같은 경우는 'Wash away all the pain' 등의 가사가 마음이 복잡할 때 들었을때 좋았다.
(정규 앨범 10월에 나오니 많이 들어주세요. 티엠아이 및 홍보 죄송합니다.)
Tyler, the Creator / Flower Boy(Scum Flower Boy) /
#8 Boredom(feat. Rex Orange Country, Anna of the North, Corinne Bailey Rae) (5:23)
래퍼이자 프로듀서인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는
근 몇년 간 가장 빨리 성장한 아티스트 중 한명으로 평가되는 아티스트로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그만의 차별화된 음악을 내새워 단숨에 독창성을 얻었다.
17살쯤인 2007년에 자기 만의 크루를 계획하고 실행에 옮겼는데, 'Odd future(오드 퓨쳐)' 라는 크루로
그 유명한 프랭크 오션(Frank Ocean) 등이 속해 있다. 여러 앨범을 차례로 발표하며 유명세를 얻었지만
2011년에 발매된 두번째 앨범 'Goblin' 의 수록 싱글 'Yonkers' 가 뮤비와 함께 컬트적인 인기를 얻어
스타덤에 올랐다. 그의 앨범 중 역대급 호평과 점수를 받고 그래미에서 베스트 랩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는 등 엄청난 이 앨범은 2년만의 정규 앨범이며
하드하고 직설적인 성향에서 벗어나 90년대 초반스타일의 신디사이저 사운드를 사용하여
성숙해지고 부드러워졌다는 평을 받았다. 8번 트랙은 타일러의 파트도 좋지만
피처링 한 아티스트들의 활약? 이 두드러져 함께 듣고자 선곡했다.
그냥 듣자마자 확 꽃혔다 사실 이 곡은.
Michael Jackson / Thriller / #8 P.Y.T(Pretty Young Thing) (4:01)
설명해봤자 입 아픈 미국 의회도서관 영구 등재 앨범이자 그래미 어워드 올해의 앨범상 수상
빌보드 연말 차트 1위, 롤링 스톤 선정 500대 명반 등의 타이틀을 지닌 이 앨범은 음악의 흑백장벽을 무너뜨린
혁명적인 명반이자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음반이다. 소포모어 징크스를 깨고 음악적으로도, 상업적으로도
유례없는 성공을 거두었고 80년대 팝 음악시장의 호황을 불러왔다.
수록곡들인 'Thriller', 'Beat it', 'Billie Jean' 은 말할 것도 없이 유명하지만, 'P.Y.T'는 숨겨진 명곡이라 생각한다.
물론 짜라 분들은 모두 아시겠지만. 저 3곡 보다 이 곡이 훨씬 취향에 맞고 목소리는 뭐 자세한 설명을 안해도 될듯 하다.
특히 상대를 'Pretty Young Thing' 이라고 칭하고 'Tender Loving Care' 가 필요하다는 가사가 너무 사랑스러워 선곡했다.
A$AP Rocky / AT.LONG.LAST.A$AP / #4 L$D (3:58)
에이셉 라키(A$AP Rocky)는 뛰어난 패션센스와 개성 강한 플로우, 천재적인 음악성으로 힙합씬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힙합아티스트이다. 2011년 LIVE.LOVE.A$AP 믹스테잎 한장으로 이름을 날리고
2013년 정규앨범 LONG.LIVE.A$AP로 스타가 되었고, 이 앨범은 후속 앨범인 정규 2집이다.
평단의 극찬을 받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소포모어 징크스따위는 없다는 걸 증명한 수작이다.
이 트랙의 제목은 L$D, Love, Sex, Dream의 첫글자들을 딴 것으로 원래 뜻인 LSD는 마약의 한 종류다.
이 약물을 복용하게 되면 시청각의 왜곡이 일어나 평상시에는 느낄 수 없는 감각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곡과 함께 굉장히 몽환적이고 화려한 뮤직비디오의 표현은 이러한 약물의 효과를 모티브 삼아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다.
가사 또한 제목처럼 몽환적인데 솔직히 말하면 뭔 흐름으로 가는지 감이 안 올수도 있다.
하지만 무언가를 마무리할때의 느낌과 잘 맞다고 생각하여 음감회의 마지막 곡으로 선택했다.
뮤직비디오가 주제에 맞게 잘 만들어져 꼭 보기를 추천한다.
에이셉 라키. 아티스트로써 좋아하지만 그의 패션감각은 더 사랑한다.
처음하는 음감회라서 떨리기도 하고 많이 부족하다고 스스로 느끼지만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이렇게 나누고 같이 공유할 수 있어서 준비하면서도 행복했습니다! 제가 오늘 선곡한 곡들이
취향에 잘 맞았으면 하고, 솔직히 두렵기도 했지만 잘 된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다음에 또 기회가 생겨 음감회를 하게 되면 브릿팝이랑 힙합으로 때려박고 싶기도 하고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드네요.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