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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얼터너티브 락이라고 주제를 했는데 사실 장르적 한계는 딱히 없고, 모던 락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나름 평탄화 작업한다고 노력을 했는데 듣기에 거슬리는 부분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긴말 않고 바로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셋리스트 (제목 – 아티스트명)
1. 연적 – 팎
2. 곤 – 팎
3. Till the Fingers Bleed - Smere
4. Mr. Downer – supercell
5. No Thank You – Coaltar of the Deepers
6. TRACKING MY SOUL – KO KO MO
7. Fairweather Friends – Queens of the Stone Age
8. Eventually – Tame Impala
9. First Light – Hozier
10. Neptune – Foals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GLHxoPwGjgDkP4EcBxgNFb2hk3NytgPs&si=oZkskmA-t0oA6uDX
25.03.13
윤대현
www.youtube.com
https://open.spotify.com/playlist/5w2D2ENOJNfPVA9FwszPH0?si=9991f74a839049e5
25.03.13
Playlist · Zarathustra HongikUniversity · 10 items
open.spotify.com
1, 2. 연적, 곤 – 팎
2017년 발매된 한국 밴드 팎의 2집 <살풀이>에 1, 2번으로 수록된 곡들입니다. 이 두 곡만 소개하기 아까울 정도로 짜임새가 좋은 앨범이니 맘에 드신다면 꼭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보는 걸 추천합니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구수한 냄새가 곡에 맴도는데, 그게 또 잘 어울리지 않나요? 클라이맥스에서 묘하게 산뜻해서 응원받게 됩니다. 이 밴드를 작년 오마카세 플레이리스트에서 주워서 여태껏 씹어먹고 있는데, 올해 들어오셔서 좋은 음악 놓치신 분들에게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3. Till the Fingers Bleed – Smere
이번 음감회를 준비하면서 허전한 부분에 끼울 만한 노래를 찾으러 알고리즘의 실타래를 열심히 풀어보다가 얻어걸린 노래입니다. 슈게이징과 드림팝 어딘가 떠도는 친구들이 참 많은데 그런 인디 아티스트들 찾아다니는 것도 재미있더라구요. 물론 디깅 속도로는 저보다 잘 아는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보는 게 빠르긴 합니다.
4. Mr. Downer – supercell
아마 왕년에 애니 좀 보셨다 하시면 supercell은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2010년대 중반에 주목받은 여러 작품들의 OP/ED에 참여하면서 한국에 이름을 알리게 되었는데, 사실 수록곡도 굉장히 뛰어난 아티스트입니다. 사실 정규라고 할만한 앨범이 이 곡이 수록된 <ZIGAEXPERIENTIA> 하나 뿐이라 아쉽지만, 한동안 작업물 소식이 없다가 작년에 싱글 두 개를 올려서 저는 마냥 기분이 좋네요. 신보를 듣는 2024년의 저처럼 기분 전환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5. No Thank You – Coaltar of the Deepers
제가 원래 C.O.T.D.를 많이 듣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사실 알게 된 것도 작년인가에 재현이 음감회 준비하는 것 보면서 배웠습니다. 근데 웬걸 올해 2월에 내한을 했지 뭡니까. 활동 경력이 30년 넘어가는 이모삼촌들이 홍대로 온다, 티켓 값도 55000원 밖에 안 한다 하길래 심심해서 가봤는데 라이브를 정말 잘하더라구요. 역시 오래 살아남은 밴드는 강합니다. 그 라이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노래를 여러분께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6. TRACKING MY SOUL – KO KO MO
얼터너티브 락이라고 하는 장르가 워낙 중구난방에 근본 없이 굴러다니는 음악적 영감들이 떠돌아다니는 곳이라, 뭔가 나름 유명할 것 같은 재야의 고수들이 제 데일리 믹스의 끄트머리를 기웃거리고 있는 걸 보자면 기분이 참 이상합니다. 사실 안 뜨는 데에는 이유가 다 있겠죠. 비슷한 음악을 하는 밴드가 많다던가 하는 그런 이유요. 여러분도 혼자서 품고 있는 듯한 영세한 아티스트들이 있을 텐데, 혹시 다들 아는데 음악 지식 자랑하는 모습으로 비춰질까, 상대 취향에 안 맞을까 하는 고민으로 너무 망설이지 마시고 다른 부원들과 나누셨으면 좋겠습니다.
7. Fairweather Friends – Queens of the Stone Age
악마적인 밴드 QotSA, 첫인상은 정통 하드 락만 하는 밴드였는데 듣다 보니 덩치에 맞지 않게 실험적인 시도를 하는 게 느껴져서 점점 빠져들게 됩니다. 어느새 활동한지 30년이 다 되어가네요. 초기 앨범과 최근 앨범의 격차를 귀 기울여 듣는 것도 오래 활동한 아티스트를 즐기는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이 아닐까요? 이 밴드를 아시는 분들은 보통 빨간 배경에 롱기누스의 창이 그림자를 드리운 강렬한 커버의 <Songs For The Deaf>라는 앨범을 많이 언급하시는데, 저는 이 곡이 수록된 <…Like Clockwork>도 명반이라고 생각합니다.
8. Eventually – Tame Impala
아마 이번 플레이리스트에서 가장 아는 사람이 많을 아티스트일 것 같은데, 사실 언제부터 이렇게 유명해졌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곡이 수록된 <Currents>가 숏폼 미디어에서 배경음악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을 때 넣기에 적절한 단순한 가사가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물론 그렇다고 케빈 파커가 개화한 재능의 빛이 바라는 것은 전혀 아니고, 저의 경우에는 오히려 이 앨범을 즐기면서 머리 속에 떠올릴 레퍼런스가 많아서 더 재밌게 들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9. First Light – Hozier
이 아티스트도 다들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 유명한 ‘Take Me To Church’의 주인공, Hozier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 교회를 다니면서 교회 어른 중 한 분이 혼란한 세상 작태를 한탄하시면서 교회를 폄하하는 노래가 조회수 몇 천만 몇 억을 달성한다는 식으로 말씀하셨던 기억이 나는데, 그 분께는 아쉽게도 제가 그 사갈 같은 적그리스도의 팬이 되어버렸습니다. 호지어 같은 경우에는 워낙 한 곡이 따로 유명해서 다른 곡들이 가려지게 되는데, 일단 하나가 뜨려면 역시 기본기가 탄탄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라이브 영상이 유튜브에 떠서 본 적 있는데 정말 잘 하더라구요. 근데 이미 발매한 앨범에 새 곡을 추가해서 재발매하는 건 그만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앨범아트가 다 똑같아서 헷갈려요.
10. Neptune – Foals
거친 야생마가 해변가 얕은 물에서 슬로우 모션으로 뛰고 있는 듯한 곡입니다. 뮤비 감독님은 정말 편했을 것 같아요. 제가 락 음악을 들어오면서 느낀 점 중에 하나가 '곡에 기승전결이 있다'인데, 장장 10분 동안 이어지는 이 노래는 그런 장르적 장점을 가장 잘 살린 노래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시험을 망치고서 우울한 날에도 이 노래를 틀어놓고 지하철에서 멍을 때리면 몸에 활력이 돌아오는 기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