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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건축학과 20학번 5학년 권서영이라고 합니다. 건축학과는 5년제라 5학년이 진짜로 있으니 놀라지 마십시오 . . .
친구들을 따라 짜라에 들어온 지도 1년이 넘었는데, 기회가 되어 드디어 음감회를 주최하게 되었네요. 제가 구성한 플레이리스트를 누군가에게 들려주는 것은 처음이라 긴장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합니다. 장르는 아마도 일본 슈게이징 – 드림팝 – 시모키타계 이 사이 어딘가 같습니다. 준비하면서 질문을 정말 많이 했는데 항상 도움 주고 힘써주는 회장단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표합니다.
플레이리스트 링크(스포티파이)
https://open.spotify.com/playlist/4UBjuuFM5vEZAt73oNZM1y?si=d964941b44c04395
플레이리스트 링크(유튜브)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GLHxoPwGjgA9VAIhqQ-NiPqhc3CbV5H1&si=y8FMnvLO7aiCVXUh
셋리스트 (제목 – 아티스트명)
1. Le Le bonheur - Wada Ayaka
2. Daydream – plums
3. 楽園 - キンヨウノヨル
4, 5. 痙攣, 底 - Blume popo
6. any n○ise – iVy
7. 花束-re-recording - polly
8. pathos - SAPPY
9. ライカ - ひとひら
10. Glow with me - For Tracy Hyde
1. Le Le bonheur - Wada Ayaka
Bonheur는 프랑스어로 행복이라는 뜻입니다. 무언가 새로운 시작 앞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첫 곡으로 선정했습니다.
보컬은 아마도 전에 아이돌을 하신 것 같은데 어쩌다 이 길로 빠지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넘버걸의 베이스와 드럼이 이 곡의 녹음에 참여했다고 하네요.
2. Daydream – plums
오타루에서 활동하는 밴드로, 키노코테이코쿠(きのこ帝国, 약칭 키노테)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이 곡에 대해 설명하는 인터뷰가 있어 내용의 일부를 가져왔습니다.
“リード曲でもある『白昼夢』は大きな存在だと思います。ひとりで居るけど相手の存在のおかげでふたり分の心強さを感じられたり、ふたりで居るのにまるでひとりぼっちなような、両極端の感情をこの曲に詰めています。自分の感情を揺さぶる存在とはとても大きなもので、その存在との時間を細部まで言葉に残したいという一心で書きました。”
“리드 곡이기도 한 『白昼夢』은 큰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혼자 있지만 상대의 존재 덕분에 두 사람만큼의 든든함을 느끼거나, 둘이서 있는데 마치 외톨이인 것 같은, 양극단의 감정을 이 곡에 담고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흔드는 존재란 매우 큰 것으로, 그 존재와의 시간을 세세한 부분까지 말로 남기고 싶다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3. 楽園 - キンヨウノヨル
어딘가 비어 있는 듯하면서도 울림이 있는 곡입니다. 2인조 밴드로, 라이브 활동 때는 객원 멤버를 모집해서 공연을 한다는 글을 레이블 홈페이지에서 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조금 뒤인 금요일 00시에 새 앨범이 나올 예정이라고 하네요.
4, 5. 痙攣, 底 - Blume popo
올해 1월에 발매된 『Test for Texture of Text』의 4, 5번 트랙입니다. 4번 트랙은 5번 트랙으로 진행하기 위한 빌드업이자 기찻길 경보음 같은 사운드가 인상적이고, 5번 트랙은 앨범의 제목답게 발음이 유사한 단어들로 가사를 구성해 독특한 느낌을 주는 곡입니다.
6. any n○ise – iVy
요즘 주목받고 있는 신예밴드 iVy의 4월 3일에 나온 따끈한 신곡입니다.
기타와 보컬을 맡은 fuki가 다른 밴드인 cephalo에서도 활동하고 있는 걸 음감회를 준비하면서 알았네요. 목소리가 같은데 왜 몰랐을까요… EP인 『幽泳プログラム(유영 프로그램)』과 Supercar의 “Strobolights”를 커버한 음원도 굉장히 좋아서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들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7. 花束-re-recording – polly
polly는 2012년 결성된 5인 밴드로 부유감 있는 드림팝 사운드가 특징적인 밴드입니다. re-recording 앨범을 너무 자주 내길래 무슨 일이 있나 했더니 여러 멤버의 탈퇴와 영입을 거쳐 올해 2월 16일을 마지막 공연으로 결국 해체했다고 합니다. 오리지널과 재녹음본 모두 각자의 특색이 뚜렷해서 같은 곡을 비교해보며 들어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 같습니다.
8. pathos – SAPPY
고베에서 활동하는 2인조 밴드로, SAPPY는 SAD와 HAPPY를 합친 단어라고 하네요. 일본 내에 시티팝 붐이 일기 전부터 이런 류의 음악을 해서 상승세를 탄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인터뷰를 본 것 같습니다만… 저는 별로 시티팝이라는 느낌은 안 드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질주감과 부유감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곡이라 골라보았습니다.
9. ライカ - ひとひら
히토히라는 짜라 내에서는 꽤나 인지도가 있어 고심했지만 역시 안 넣을 수가 없었습니다.. 굉장한 유기성이 돋보이는 검은 바탕 흰 사람 앨범 <つくる> 도 좋지만, 이 곡이 주는 강렬하고 반짝이는 듯한 느낌이 좋아서 고르게 되었습니다.
저는 기회가 되어 작년 8월에 시모키타자와 라이브 하우스에서 이 분들 공연을 보고 왔는데 라이브 겁.나.잘.합.니.다. CD를 구매하면서 물어보니 한국에서도 공연을 하고 싶다고 하네요.. 아마 언젠가는 오겠죠?
10. Glow with me - For Tracy Hyde
이 쪽 장르를 판다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밴드, 2023년 3월 마지막 공연을 기점으로 해체한 For Tracy Hyde입니다.
작년 9월에 NYC (New Young City, 본 앨범) 발매 5주년이라는 글을 본 게 엊그제 같은데 그 사이 또 반년이 지났네요. 잔잔하게 사그라지는 느낌이 어울릴 것 같아 NYC의 Outro곡을 마지막으로 넣었습니다.
사실 저는 제가 듣는 음악의 주제나 테마를 아직은 잘 모르겠어서, 누군가 어떤 음악을 듣냐고 물어보면 그냥 '일본 인디 밴드'라고 해버리기 일쑤입니다. 기본적인 음악 지식도 거의 없는지라, 곡이나 앨범이 좋은지도 느낌만을 가지고 판단하기 때문일까요? 그래서 이번 음감회지에도 곡이 주는 느낌이나 밴드들의 뒷이야기를 위주로 내용을 구성했는데, 여러분은 어떤 것들을 느끼셨는지 궁금합니다.
일본 인디 슈게이징 컴필레이션 프로젝트인 Total Feedback이나, 가장 좋아하는 밴드인 MoritaSaki in the pool의 곡을 소개해드리지 못한 점이 아쉽지만 다음에 돌아올 언젠가를 기약하겠습니다. 부족한 플리지만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