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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상회/2024-2

24.11.14

짜라투스트라 2024. 11. 14. 17:19

안녕하세요, 경영학과 21학번 강지혁입니다. 올해 짜라투스트라에 들어와서 굉장히 많은 음악을 접할 수 있었는데요, 제가 좋아하는 음악의 폭이 얕더라도 조금이나마 넓어지는 데 짜라 회원분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다른 회원 분들에 비하면 여전히 폭도 좁고 깊이도 얕은 제가 어쩌다 보니 음감회까지 주최하게 되었네요. 부디 너그러이 봐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음감회의 주제는 얼터너티브 랩입니다. 국내 인디, 보사노바, 재즈 등 좋아하는 분야가 많아졌지만 그럼에도 힙합을 떼어놓을 수는 없네요. 사실 목차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냥 랩 음악에 가깝긴 합니다. 그래도 너무 신나지는 않는데 그렇다고 너무 차분하지도 않은 분위기의 랩 음악이 대개 얼터너티브 랩으로 일컬어지는 것 같아 그렇게 주제를 정해봤습니다. 힙합을 잘 아시는 분에게는 추억 여행이, 힙합을 자주 듣지 않으시는 분에게는 랩 음악의 매력을 느끼게 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목차>

1. Nobles (feat. Earlsweatshirt & Navy Blue) – The Alchemist

2. Fuck the Nordic Model – Ghais Guevara

3. #RICHAXXHAITIAN – Mach-Hommy, KAYTRANADA, 03 Greedo

4. GodLovesUgly – Atmosphere, Slug, Ant

5. Programs – Mac Miller

6. Gotta Have It – JAY-Z, Kanye West

7. Time: The Donut of the Heart – J Dilla

8. Clock With No Hands – The Roots, Mercedes Martinez

9. Bruddanem (feat. Lil Durk) – JID

10. Dead Friends – Kirk Knight, Thundercat, Noname

11. God Loves You – JPEGMAFIA, Danny Brown

12. Tyler, Forever – McKinley Dixon

13. Wu for the Children - Nas

14. Fancy Clown - Madvillain

15. Invincible – Amine

16. Robbery ’95 – Necro

17. SORRY NOT SORRY – Tyler, The Creator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GLHxoPwGjgAuAOzF80_XgzJFGrUW7hAM&si=AbK-61sHeR5KPKx_

 

24.11.14

강지혁

www.youtube.com

 

1. Nobles (feat. Earlsweatshirt & Navy Blue) – The Alchemist

: 2021년 발매된 The Alchemist의 앨범 <This Thing Of Ours>의 첫번째 곡입니다. 알케미스트는 다작을 하기로 유명한 프로듀서이기도 합니다. 그의 손길이 닿은 상어 앨범, 스파게티 앨범, 돼지머리 앨범이 특히 유명하죠. 이 곡은 제가 좋아하는 힙합 음악의 전형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인상적인 샘플과 너무 신나지도, 너무 차분하지도 않은 무드에 좋은 랩을 얹었다고 해야 할까요. 이 곡을 알게되고 너무 마음에 들어서 앨범을 돌렸더니 4개의 곡과 그 곡들의 인스트로 구성되어 있어 참 아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도 짧은 만큼 접근성이 좋으니 한 번쯤 들어보는 걸 추천합니다. 앨범 커버도 참 예쁘지 않나요?

 

2. Fuck the Nordic Model – Ghais Guevara

: 마찬가지로 2021년 발매된 Ghais Guevara의 앨범 <BlackBolshevik>의 세번째 트랙입니다. Ghais Guevara2000년대 초 JAY-Z <The Blueprint>를 시작으로 유행한 칩멍크 소울을 2020년대인 지금 꽤나 자주 사용하는 래퍼입니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그루브와 보컬샘플, 드럼에서 오는 시니컬한 무드에 얹어진 피아노 샘플이 적절히 버무려진 곡입니다. 곡의 전반적 분위기와 대조되는 인트로 구간이 곡의 매력을 더욱 올려주는 것만 같습니다.

 

3. #RICHAXXHAITIAN – Mach-Hommy, KAYTRANADA, 03 Greedo

: 2024년 올해 발매된 Mach-Hommy의 앨범 <#RICHAXXHAITIAN>에 수록된 동명의 곡입니다. 올해 페기와 타일러의 앨범이 아니었다면 저에게 한 손가락에 꼽힐 앨범인데 아쉽네요. 그렇다고 범부까진 아니고…참 좋은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곡은 빠르게 읊조리는 랩이 주는 재미가 탁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KAYTRANADA의 손길이 닿은 비트도 참 야무지고요. 앨범 커버에서 보이는 짙은 눈빛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 궁금하네요.

 

4. GodLovesUgly – Atmosphere

: 2002년 발매된 Atmosphere의 앨범 <God Loves Ugly>에 수록된 곡입니다. AtmosphereSlug Ant, 1MC + 1PD로 구성된 듀오입니다. 피아노 샘플이 떨어질 때부터 제 마음에 확 꽂힌 노래인데, 뒤이어 맞춰 들어오는 드럼은 그 감흥을 더욱 돋웁니다. 이런 전형적인 붐뱁 스타일의 곡에서는 샘플의 매력이 곡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것 같아요. 물론 Slug의 톤도 비트에 너무나 찰떡입니다.

 

5. Programs – Mac Miller

: 2018 Mac Miller의 생전 마지막 앨범인 <Swimming>이 발매되기 전 공개한 첫번째 싱글입니다. 비록 앨범에는 수록되지 않았지만, 개별 곡으로써 매력이 흘러 넘치는 트랙입니다. 정말 대놓고 랩을 뱉는 트랙인데, 정말 맛있게 랩을 하지 않나요? Larry Lovestein & The Velvet이란 명의로 <You>라는 재즈 앨범을 발매했을 만큼 워낙 다재다능한 아티스트이지만 저는 이렇게 랩을 하는 맥 밀러를 제일 좋아합니다. 그가 에미넴과 더불어 백인임에도 래퍼로서 지속적인 리스펙을 받아왔던 이유가 이런 랩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점점 <Circles>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오늘 이 곡을 들었으니 집에 가는 길에는 <Circles>를 다시 꺼내보는 건 어떨까요? 이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기를 기대해봅니다.

 

6. Gotta Have It – JAY-Z, Kanye West

: 2011년 발매한 JAY-Z Kanye West의 합작 앨범, <Watch The Throne>5번째 트랙입니다. 칸예와 제이지의 커리어에서 제일 주목받는 앨범은 아닙니다만, 앨범 커버에서 느껴지듯 제일 간지가 철철 흐르는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듣고 있으면 저도 성공한 부자가 된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아요. Niggas In Paris말고도 개별 곡들의 때깔이 참 좋구요. 이 곡에서는 두 거물이 주고받는 랩을 듣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또한 앞선 곡과 마찬가지로 비트가 랩을 부각시키는 걸 도와주는 느낌이라 더욱 그런데요, ”Puerto Rico, three days”“Ain’t that like Lebron James?” 파트가 유독 찰지지 않나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칸예가 도입부를 참 야무지게 끊었어요.

 

7. Time: The Donut of the Heart – J Dilla

: 빡빡한 랩을 듣느라 고생하십니다그래서 잠시 쉬어가는 느낌의 인스트루멘탈 곡을 넣어봤습니다. 2006년 발매된 J Dilla의 유작, <Donut>에 수록된 트랙입니다. 딜라는 말이 필요 없죠. 랩 없이도 어떻게 이런 감흥을 줄 수 있는 건지딜라가 대단한 점은 그가 샘플로 선택한 곡을 들어봤을 때, 마지막 반응은 결국 원곡의 부분을 뽑아내고 변형시킨 딜라의 능력에 감탄을 하며 끝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Donut> Stop이나 Dilla Says Go와 같은 좋은 곡투성이지만, 저는 특히 이 곡을 좋아합니다. 원곡에서 속도를 높인 이 루프는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가 않아요. 참고로 샘플링된 곡은 The Jackson 5 All I Do Is Thinking Of You입니다.

 

8. Clock With No Hands – The Roots, Mercedes Martinez

: 필라델피아 힙합을 대표하는 얼터너티브 힙합 밴드 The Roots 2006년 앨범 <Game Theory>11번 트랙입니다. The Roots는 미국의 투나잇쇼의 하우스 밴드로도 활동 중입니다. 근래 본 릴스에 잭 블랙의 애드립을 받아주는 모습에서 루츠의 역량이 여실히 드러난 게 기억나네요. 이들은 힙합 밴드답게 비트를 그냥 재생하는 것이 아닌 직접 연주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작은 사운드 하나하나를 집중해서 들어본다면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앨범에 Can’t Stop This란 곡이 있는데 앞선 딜라의 노래를 비트로 사용하여 일찍이 세상을 떠난 딜라를 추모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8분이 넘는 장곡이라 음감회에 넣지는 않았지만 혹 두 노래가 마음에 들었다면 한 번 들어보는 걸 추천합니다.

 

9. Bruddanem (feat. Lil Durk) – JID

: 2022년 발매한 JID의 앨범 <The Forever Story> 8번 트랙입니다. 귀여운 비트로 시작하여 현악기가 얹어지고 드럼이 들어가는데 편하게 등을 기대 누워 쉬기 좋은 바이브를 만듭니다. 그리고 피처링에 참여한 릴 더크도 JID보다 좀 더 낮은 톤으로 곡이 더 풍성해지도록 도와줍니다. 야무진 비트에 야무진 랩이 얹어진, 듣기 편한 곡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제가 다른 음악을 듣다가도 그 익숙한 국밥 같은 맛이 당길 때마다 다시금 찾게 되는 그런 바이브의 곡입니다. 각자 분위기는 달라도 어느 순간 찾게 되는 노래들이 있지 않나요? 저에겐 딱 이런 바이브가 그러합니다.

 

10. Dead Friends – Kirk Knight, Thundercat, Noname

: 2015년 발매한 Kirk Knight의 앨범 <Late Knight Special> 10번 트랙입니다. 전반적으로 chill한 느낌의 비트에 중간중간 들어가는 목소리 샘플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곡입니다. 앞선 곡이 나른한 오후에 좀 더 어울린다면 이 노래는 어두운 밤에 좀 더 어울리는 바이브인 것 같아요. 피처링으로 참여한 Noname Little Simz와 함께 정말 잘한다고 생각하는 요즘 여자 래퍼입니다. 이 분의 발언과 관련한 논란은 차치하고, 랩 잘하면서 앨범 잘 뽑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이 트랙에서도 특유의 톤으로 곡의 분위기를 휘어잡습니다. 썬더캣은 이걸 넘겨받아 또 기가 막히게 곡을 마무리 지어버리는데, 랩이 끝나고 연주로 이어질 때의 부분은 참 짜릿합니다.

 

11. God Loves You – JPEGMAFIA, Danny Brown

: 익스페리멘탈 힙합을 이끄는 두 사람의 2023년 합작 앨범 <SCARING THE HOES> 10번째 트랙입니다. 범상치 않은 앨범 제목과 커버이죠? 작년 음감회를 찾아보니 이 앨범의 다른 곡이 있더군요. 그만큼 좋은 앨범이 아닌가 싶습니다. 곡의 가사도 예사롭지는 않은데요, 성경의 단어들을 끌어다 외설적인 내용에 비유한 대니 브라운의 첫번째 벌스가 인상깊습니다. 시그니처 사운드가 맛있는 남자 제이펙마피아의 비트는 말할 것도 없구요. 샘플을 정말 잘 씁니다. 잡다한 생각을 지우고 그저 신나게 몸을 맡기기 좋은 트랙입니다.

 

12. Tyler, Forever – McKinley Dixon

: 2023년 발매한 McKinley Dixon의 앨범 <Beloved! Paradise! Jazz!?>6번 트랙입니다. 웅장하게 시작하여 휘몰아치는 훅이 매력적인 곡입니다. 그러다 앨범 제목처럼 재즈 사운드가 들어가고 무드가 단번에 바뀌면서 마무리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운동하다 힘이 빠질 때 이 곡의 초반부를 들으며 다시 힘을 냈던 기억이 많습니다. 앨범 자체로만 봤을 때는 작년 앨범 중 제일 좋아하는 앨범입니다. 이 앨범을 통해 요즘에 재즈 랩 장르에도 좋은 앨범이 나온다는 걸 느낀 기억이 납니다.

 

13. Wu for the Children – Nas

:2021년 발매한 Nas Hit-boy3번째 합작 앨범 <Magic> 6번 트랙입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그들이 발매한 합작 앨범만 여섯 작에 달합니다. 나스의 나이를 생각하면 정말 대단한 허슬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나스의 모든 앨범 중에서 <Illmatic>보다도 이 앨범을 더 좋아합니다. 부담스럽지 않은 길이와 함께 힛보이가 만든 시니컬하면서도 따뜻한 앨범 특유의 무드가 참 마음에 들어요. 2021년 당시 팬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로 발매된 앨범인 만큼 날이 쌀쌀해질 때 더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 곡의 가사는 나스가 지난 나날을 회상하는 느낌이 짙은데요, 본인과 제이지, 비기를 현시대의 ‘Big 3’에 비유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올해 힙합 씬에서 벌어진 대규모 디스전을 생각하면 참 오묘해지는 지점입니다.

 

14. Fancy Clown – Madvillain

: 안 유명하다는 이유로 가장 유명한 래퍼 MF DOOM과 프로듀서 Madlib이 합작해 만든 언더그라운드의 바이블 <Madvillainy>17번째 트랙입니다. 너무 유명한 앨범이죠? 저는 스무 살에 이 앨범을 알게 되었는데, 강렬한 앨범 커버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귀에 익을 때까지 종일 앨범을 돌렸던 기억이 있네요. 제가 처음으로 산 바이닐도 이것이구요. 로파이한 매드립 특유의 비트와 먹먹한 둠의 톤이 이상하게 조화를 이루는 곡입니다. 그리고 드럼이 들어가기 전 도입부가 또 기가 막힙니다. 날이 밝다면 밝은 대로, 어둡다면 어두운 대로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곡이라 언제 들어도 좋은 것 같습니다.

 

15. Invincible – Amine

: 2018년 개봉한 영화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사운드트랙 앨범에 수록된 곡입니다. 이 앨범은 영화 내의 음악을 담은 OST 앨범과는 또 다른 앨범입니다. 수록곡 Sunflower가 어쩌면 영화보다도 더 히트했죠. 저는 이 영화를 참 좋아해서 찾아 듣게 되었는데, 좋은 곡들이 참 많습니다. 이 곡은 영화 속 마일스의 소년미가 아미네의 목소리로 특히 잘 드러나는 것 같아요. 듣기 편하고 말랑말랑한 비트와 아미네의 차분한 바이브가 제가 쉴 때 많은 도움이 되었던 기억이 있네요.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힘찬 가사는 덤이고요.

 

16. Robbery ’95 – Necro

: 2001년 발매한 Necro <Rare Demos & Freestyles, Vol. 1>4번 트랙입니다. 절로 고개가 흔들리는 드럼과 샘플이 인상적입니다. 알고리즘으로 알게 된 곡이라 뭐하는 사람인지 전혀 정보가 없었는데 찾아보니 고어한 느낌의 힙합을 한다고 하네요. 이 곡의 커버는 그나마 멀쩡한 편이고, 다른 앨범 커버를 살펴보니 하나같이 참 쉽지 않습니다. 이 정보를 알고 다시 곡을 들어보니 잔인한 B급 영화의 우스꽝스러운 엔딩 크레딧이 생각나는 것 같기도 하네요. 분명 처음 들었을 땐 고개를 까딱거리느라 별 생각 없었는데 말이죠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참 맞는 것 같습니다.

 

17. SORRY NOT SORRY – Tyler, The Creator

: 2021년 발매한 Tyler, The Creator의 앨범 <CALL ME IF YOU GET LOST>의 디럭스가 2023년에 발매되었는데, 그 디럭스 앨범의 엔딩을 장식하는 곡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외국 앨범들 중에서 한 손에 들어오는 앨범인데요, 그 중에서도 제가 가장 사랑하는 노래입니다. 이 곡은 특유의 chill한 분위기에서 시작하여 하나하나 쌓아 올라가는 게 정말 일품입니다. 그 쌓아 올라갈 때 타일러의 랩도 정말 맛있고요. 타일러는 랩을 참 잘해요. 올해 다른 사람들과 달리 간만 보지 않고 시원하게 앨범을 발매하는 행보도 멋있습니다. 언젠가 다시 내한 오는 그날만을 기대합니다.

 

50분이란 시간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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