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음악감상회/2024-1

24.05.02

짜라투스트라 2024. 4. 28. 13:57

안녕하세요~
 
다들 잘 지내셨나요?

벌써 5월이에요. 날씨가 슬금슬금 더워져요

저는 5월 첫 주 음감회를 맡은 원동호라고 합니다

 
모두들 반갑습니다
 
-
 
제가 오늘 들려드릴 음악들은 대부분 블루스락과 하드락인데요
 
그 중에서도 기타 사운드에 집중해서 간단한 해설과 함께 들어보실 수 있게 구성했습니다.
 
한 분야에 대표적인 기타리스트들을 꼽아 구성하다 보니
 
여느때보다 플레이리스트에서 익숙한 이름들과 곡들을 찾아보실 수 있으실거라 생각해요
 
부족한 지식이지만 아는 선에서 여러 이야깃거리들을 많이 적어두었으니
 
이미 알던 노래여도 새로운 관점으로 즐겨주시면 좋겠습니다 ㅎㅎ
 
-
 
0. 들어가기에 앞서...

 

본격적으로 음감회를 시작하기 전에

 

이해를 돕기 위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간단한 설명을 첨부합니다.
 
-펜더(Fender) 기타

(위)텔레케스터, (아래)스트라토캐스터

펜더 사의 기타는 대체로 하이톤이 강조되어있는 경우가 많아 
 
다소 날카롭고 신경질적인 소리가 나곤합니다.
 
비록 기타 자체의 출력이 부족하여 파워풀한 사운드를 내기에는 제한이 있지만
 
이펙터를 이용한 다양한 톤을 만들기 유리해 가장 범용적으로 널리 쓰이는 일렉 기타 모델입니다.
 
-깁슨(Gibson) 기타

(좌)레스폴, (우)SG

깁슨의 기타들은 위와 반대로 두꺼우면서도 중후한 톤을 내는데 특화되어있습니다.
 
또한 기타 자체의 출력이 뛰어나다보니 펜더의 기타보다 강한 오버 드라이브 사운드를 내며
 
중저음영역을 매우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어 하드록과 블루스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에서 널리 쓰이는 기타들입니다.
 
-클린톤(Clean tone)과 오버드라이브(Overdrive)
https://youtube.com/shorts/iZCZRogCDdY?si=qtmPwzqmT1i-g-zj

기타 사운드에 어떠한 변형이 가해지지 않은 순수한 소리를 클린톤이라 하며,
 
이펙터 또는 앰프 자체의 게인을 통해 강한 출력으로 소리를 왜곡시킨 것을 오버드라이브라 합니다.
 
오버드라이브는 또한 소리가 왜곡된 정도와 그 질감에 따라 크게 '크런치톤'과 '리드톤'으로 나뉘며
 
보통 출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펜더의 기타들은 크런치톤을, 출력이 강한 깁슨은 리드톤을 내는데 특화되어 있습니다
 
-퍼즈(Fuzz)
https://youtube.com/shorts/aHckHt2yQlE?si=DYgbByC_Xepv0o0L

퍼즈는 이펙터를 이용하여 찢어진 스피커의 질감을 구현한 사운드입니다.
 
위에서 설명한 오버드라이브와 같이 기타의 본래 소리를 의도적으로 왜곡시킨 경우에 해당하나,
 
오버드라이브보다 더 찢어지고 음질이 열화된 듯한 질감의 소리를 지향하며
 
주로 오버드라이브와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타의 톤 노브(Tone knob)
https://www.youtube.com/shorts/GS3ZaPDhMR4

기타에는 보통 볼륨과 톤을 조절할 수 있는 노브가 독립적으로 존재합니다.
 
그 중 톤 노브는 기타의 음역과 음색을 조절하는 노브로
 
톤을 키우면 선명하고 샤프한 소리가, 톤을 줄이면 먹먹하고 부드러운 소리가 나게됩니다.
 
-와와(Wah wah) 이펙트와 와와 페달
https://youtu.be/m2rMcJ3RgGI?si=m-JdFsqRTS_Jm2LJ

Vox Wah pedal

와와 이펙트는 본래 트럼펫에 뮤트(약음기)를 달고 만들어낸 효과에서 유래한 단어입니다(영상 19~23초 참고).
 
이런 위아래로 웅웅거리는 와와 이펙트를 전기적인 신호로 구현하여 기타에 사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 와와 페달이며,
 
이를 기타와 앰프에 연결한 뒤 필요할 때 마다 페달을 발로 밟고 떼면
 
특정한 음역대만 증폭되기를 반복하면서 트럼펫의 와와 이펙트와 유사한 소리를 기타에서 구현할 수 있게 됩니다.
 
독특한 소리의 질감 때문에 주로 전주나 솔로 톤에 포인트를 주기 위해 종종 사용되는 이펙터로써
 
재즈, 사이키델릭, 하드락 등의 장르에서 주로 사용되곤 합니다.
 
-슬라이드 바(Slide bar)
https://youtube.com/shorts/_2ubuUv-we0?si=Zxf2rDRWQGJR-ac-

유리 및 스테인리스 재질의 슬라이드 바

유리 또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원통형 관으로, 흔히 생긴 모양을 따서 보틀넥 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를 손가락에 끼운 뒤 기타 줄 위를 미끌어지듯 움직이면서 연주하면
 
줄과 슬라이드 바 사이의 마찰에 의해 기타의 음이 늘어지는 듯한 독특한 질감의 음색을 낼 수 있게 됩니다.
 
주로 블루스, 서던락, 서프락 등에서 사용되는 기법입니다.
 
 
1. Jimi Hendrix – Fire (Live at The Woodstock Music & Art Fair, August 18, 1969)
-지미 헨드릭스의 퍼즈 사운드와 라지 헤드 스트라토캐스터

*펜더 스트라토캐스터 **퍼즈 및 앰프 게인을 이용한 크런치 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인 지미 헨드릭스의 Fire입니다.
 
지미 헨드릭스하면 떠오르는 아이코닉한 이미지들이 몇개 있죠
 
상하가 반전된 새하얀 스트라토캐스터, 무식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커다랗게 앵앵대는 퍼즈 사운드,
 
그리고 더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무대 위에서의 미친 퍼포먼스 등...
 
언듯 사람들이 기억하는 이러한 헨드릭스의 모습은
 
생전 그의 가장 위대한 라이브 중 하나였던 1969년 우드스탁에서 만들어졌다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1969년 우드스탁에서 사용한 지미 헨드릭스의 세팅
퍼즈 페이스

곡을 들어보시면 강렬하고도 에너제틱한 리프가 울려퍼지는 전주에서 부터
 
후반부에 폭발적으로 쏟아지는 솔로까지, 곡의 전반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풀한 퍼즈 사운드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지미 헨드릭스는 주로 이러한 퍼즈 사운드와 앰프 게인을 이용한 크런치톤을 섞어
 
음이 사방으로 찢어지는 듯하면서도 크런치한 입자감을 가지는 독특한 사운드를 구현하였습니다.
 
특히 그는 주로 '퍼즈 페이스'라고 하는 이펙터를 이용해 퍼즈 사운드를 만들었는데
 
지미 헨드릭스 이후로부터는 사실상 퍼즈 페이스 자체가 퍼즈 사운드의 대명사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위상과 인지도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지미 헨드릭스가 사용하였던 68년식 올림픽 화이트 스트라토캐스터

지미 헨드릭스는 생전 수 많은 기타를 사용하였지만
 
그가 사망하기 직전까지 즐겨 사용하였던 순백의 펜더 스트라토캐스터는
 
우드스탁을 비롯한 역사적인 명연들을 남기며 사실상 그를 상징하는 기타가 되었습니다.

54년과 69년의 펜더 스트라토캐스터 헤드와 로고 모양의 차이

마치 생산년도로 구분하는 와인의 빈티지와도 같이,
 
빈티지 기타도 생산년도에 따라 전설로 남는 기타들이 존재합니다.
 
특히 펜더의 경우에는 대체로 65년 이전의 기타들이 귀한 대접을 받는데
 
그 이유로는 65년 부터 약 20여년 간 경영난 등의 이유에 의해 펜더의 생산공정과 품질관리가 개판이 되었기 때문인데요
 
결정적으로는 이 시기에 생산된 기타들은 기타 자체의 출력이 확 줄어들어버린 경향이 있기에
 
기존 스트라토캐스터의 날카롭고 신경질적인 사운드를 다소 잃어버려 이 시절을 펜더의 암흑기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또한 외형적으로는 첨부한 사진과 같이 65년을 기준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헤드와 로고의 모양이 바뀌었는데,
 
바뀐 후의 헤드가 상대적으로 커졌기 때문에 편한 구분으로 바뀌기 전을 스몰헤드, 바뀐 후를 라지헤드 펜더라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미 헨드릭스는 매우 저평가받던 65년 이후 생산된 라지헤드 스트라토캐스터를 즐겨 사용하였습니다. 
 
그 이유로는 펜더의 정체성과도 같았던 날카로운 톤이 다소 멜로우한 질감으로 바뀌면서
 
퍼즈와 함께 연주 시 이전보다 더 두꺼우면서도 파워풀한 질감의 소리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인데요,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가 사랑한 기타가 어쩌면 펜더 역사상 가장 흑역사 취급을 받는 시기의 기타라는 점이 아이러니 하기도 하고 흥미롭
지 않나요? ㅎㅎ 
 
앞으로 제가 소개해드릴 기타리스트들 중, 펜더 유저들은 모두 스몰 헤드의 스트라토캐스터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같은 기타이지만 지미 헨드릭스의 사운드와의 미묘한 차이를 느껴보는 것도 감상의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John Mayall & The Bluesbreakers with Eric Clapton - All Your Love (1966)
-레스폴과 마샬의 리드톤, 에릭 클랩튼이 깁슨을 사용하는 법

*깁슨 레스폴 **강한 출력을 바탕으로한 리드톤, 톤 노브를 활용한 부드러운 톤 메이킹

야드버즈를 떠난 에릭 클랩튼이 John Mayall & The Bluesbreakers에 합류하여 연주한 All Your Love입니다.
 
보통 에릭 클랩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레스폴 보다는 스트라토캐스터를 메고있는 모습이 대표적일 것입니다.

'라일라'로 대표되는 데릭 앤 더 도미노스 시절부터, 이후의 성공적인 솔로 커리어까지
 
그는 줄곧 스트라토캐스터를 메인으로 내세워 연주해왔고, 이때의 모습이 대중적으로 굳어진 에릭 클랩튼의 이미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야드버즈 시절부터 크림 까지의 커리어 극초반부에
 
에릭 클랩튼은 오히려 레스폴을 비롯한 깁슨의 기타들을 메인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에릭 클랩튼의 'Beano' 레스폴과 마샬 플렉시 앰프..

특히 커리어 초반에 잠시 머물렀던 블루스브레이커스 시절에 
 
클랩튼은 자기가 'Beano'라는 애칭을 붙인 59년식 깁슨 레스폴을 사용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시절 상대적으로 출력이 좋은 깁슨을 사용하였기에 오버드라이브 사운드가 크런치하다는 느낌 보다는
 
미드레인지가 부각되고 쭉쭉 뻗는 느낌의 전형적인 리드 톤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시기의 에릭 클랩튼의 기타 톤이 더욱 특별하게 기억되는 데에는 
 
비슷한 시기에 레스폴을 사용하였던 제프 벡, 지미 페이지 등의 기타리스트들의 기타 톤과 비교해 특징적인 차이점을 보였기 때문인데요,

 

그 이유에는 에릭 클랩튼 만의 독특한 톤 노브 컨트롤 방식에 있습니다.

맨 처음 설명한 것과 같이 기타에는 기타의 음역대를 조절할 수 있게 해주는 '톤 노브'가 존재합니다.
 
톤을 늘리고 줄임에 따라 기타의 음색이 선명해지기도 하고 먹먹해지기도 하는데
 
사실 그 당시에 대표적인 하드락 주자들을 비롯해 현재까지도 대부분의 기타리스트들은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선명한 음색을 위해 대부분 톤을 끝까지 올리고 연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에릭 클랩튼은 기타의 톤을 극단적으로 낮게 조절해가며
 
강한 출력의 리드톤에서도 먹먹함과 부드러움을 더해 독특한 질감의 사운드를 구현하려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블루스브레이커스 직후의 행보인 크림에서 더 특징적으로 드러나게되는데..
 
3. Cream - Strange brew (1967)
-최초의 슈퍼밴드 크림, 그리고 '우먼톤'의 탄생

*깁슨 SG **리드톤, 톤을 0에 맞춘 '우먼톤'

크림 시절의 에릭 클랩튼과 'The Fool'

짧았던 블루스브레이커스 시절을 뒤로한 채,

 

에릭 클랩튼은 잭 브루스, 진저 베이커 등과 함께 슈퍼밴드의 시초라 할 수 있는 '크림'을 결성하여 활동합니다.
 
밴드 결성 직전에 블루스브레이커스 시절에 사용하였던 'Beano' 레스폴을 도난맞게되어
 
홧김에, 그리고 컨셉을 위해(?) 사이키델릭한 페이팅이 덧칠해진 깁슨 SG를 제작해 크림 시절에 사용하게 되는데요
 
클랩튼이 직접 'The Fool'이라는 애칭을 붙인 이 기타는 지금은 경매장을 떠돌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타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습니다

결성 당시에는 밴드 컨셉이 좀 이랬습니다;

블루스 브레이커스 시절 톤을 과감하게 줄여가며 여러 사운드 적 실험을 했던 에릭 클랩튼은
 
크림 시절에는 아예 톤 노브를 0으로 고정시켜버리는 과감한 시도를 하게 됩니다.
 
톤이 극단적으로 줄어들다보니 마치 물속에서 기타를 치는 듯한 정도의 먹먹한 사운드를 구현하였고,
 
클랩튼 본인은 여자가 부드럽게 흐느끼는 듯한 질감의 소리라 하여 이를 '우먼톤'으로 명명하였습니다.
 
크림의 대 성공과 함께 우먼톤은 에릭 클랩튼의 크림 시절을 대변하는 하나의 상징이 되었고
 
음감회에서 들려드리는 Strange brew를 포함해 Sunshine of your love를 비롯한 숱한 크림의 명곡들에서
 
이 지독할정도로 먹먹한 우먼톤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심심할 때 크림의 다른 노래들도 들어보세요ㅎㅎ)
 
4. Good Times Bad Times - Led Zeppelin (1969)
- 지미 페이지의 크런치톤과 퍼즈

*펜더 텔레캐스터 **크런치톤, 톤 벤더를 사용한 퍼즈

지미 페이지와 그의 'Dragon'텔레캐스터

다음으로 들려드릴 곡은 Led Zeppelin I 에 수록된 Good Times Bad Times 입니다.
 
레드 제플린 시절 지미 페이지는 사실 주로 깁슨 기타를 사용한 것으로 이미지가 굳어져 있죠

(좌)지미 페이지가 가장 즐겨 사용해 'Number 1'이라는 애칭을 붙인 깁슨 레스폴, (우)퍼포먼스 용으로 주로 사용했던 깁슨 더블넥 SG

실제로도 Led Zeppelin II 에서 Led Zeppelin IV 에 이르는 밴드의 최전성기 구간, 레코딩에 사용한 기타는 모두 깁슨 레스폴이었으며
 
그 이후에도 수 많은 공연에서 깁슨 기타들을 메인으로 잡으며 지미 페이지 하면 깁슨이라는 공식이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다만 밴드의 데뷔앨범이었던 Led Zeppelin I 에서 만큼은 지미 페이지는 깁슨이 아닌 펜더의 텔레캐스터를 사용해 녹음하였는데요
 
실제로 레스폴을 기반으로 한 기름진 리드 톤을 쏟아내는 레드 제플린의 다른 앨범과는 다르게,
 
Led Zeppelin I 에서의 기타 톤은 훨씬 낮은 출력의 크런치한 질감의 기타 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복각한 지미 페이지의 'Dragon' 텔레캐스터

이 기타가 지미 페이지에게 닿기 까지의 간략한 서사를 말씀드려보면,,,
 
앞서 야드버즈를 먼저 탈퇴했던 에릭 클랩튼 이후, 새로운 기타리스트로 영입되었던 제프 벡 또한 새로운 그룹 결성을 위해 밴드를 떠나게 되
면서 야드버즈의 기타리스트 자리는 또다시 공석이 되었는데
 
이때 제프 벡이 직접 야드버즈의 새로운 기타리스트로 지미 페이지를 추천하며 자신의 기타를 선물했던 것이 바로 위의 'Dragon' 텔레캐스
터입니다.
 
또한 레드 제플린의 전신이 지미 페이지를 중심으로 결성한 '뉴 야드버즈'였음을 생각해보면
 
어쩌면 Led Zeppelin I 에서의 지미 페이지 기타 사운드는
 
레드 제플린 자체의 색깔 보다는 이러한 '뉴 야드버즈'의 연장선이라고 해석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펜더의 텔레캐스터를 사용한 것 답게 크런치한 오버드라이브 사운드가 곡 전반을 지배합니다.

 

그리고 지미 페이지 다운 중독성 있으면서 퀄리티 좋은 리프가 흘러나오다가

 

곡 중후반부에 뿜어져나오는 솔로에 퍼즈 사운드가 덕지덕지 묻어져 나옵니다.

이러한 펜더 크런치톤 + 퍼즈 사운드의 구성은 앞서 소개한 지미 헨드릭스의 구성과 유사하다고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지미 페이지는 퍼즈 사운드를 낼 때 퍼즈 페이스가 아닌 '톤 벤더'라고 하는 이펙터를 사용하였는데요,
 
퍼즈 페이스가 정말로 스피커가 찢어진 듯한 극단적으로 왜곡된 소리를 주로 보여준다면
 
이 톤 벤더는 그보다는 다소 마일드하고 정제된 느낌의 퍼즈 사운드를 보여줍니다.
 
또한 지미 헨드릭스가 퍼즈 페이스를 이용한 퍼즈 사운드의 대명사라면
 
지미 페이지는 톤 벤더를 이용한 멜로우한 퍼즈 사운드의 대명사로써
 
Led Zeppelin I 이후로도 Led Zeppelin II, III, IV 까지 이르는 밴드의 최전성기 앨범 모두에서 이 톤 벤더 사운드를 들어보실 수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기타 사운드에 집중하여 위 앨범들을 다시 들어보셔도 좋을 것 가타요 
 
5. Come Dancing - Jeff Beck (1976)
- 제프 벡의 사운드 디자인

*펜더 스트라토캐스터 **(Verse.2) 디스토션 사운드, (Verse.2) 크런치 + 리버브

어느덧 제프 벡 까지 왔네요
 
1976년 발매한 Wired 앨범의 수록곡인 Come Dancing입니다.
 
사실 제프 벡은 꽤 최근에 음감회에서 한 번 소개된 적 있었죠?

Beck, Bogert & Appice 시절 발매한 라이브 앨범, 그리고 그의 'Oxblood' 레스폴

1973년에 결성되어 짧은기간 활동하였던 파워 트리오 하드락 밴드 Beck, Bogert & Appice의 곡이 올해 3월에 한 번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ㅎㅎ
 
그때 음감회에 참석하셨던 분들은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제프 벡은 레스폴의 리드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휘몰아치는 하드락 연주를 들려주었는데요
 
사실 이 Beck, Bogert & Appice 시절은 제프 벡의 마지막 밴드 기타리스트 커리어이자, 이후 음악적으로도 큰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

 

어쩌면 그의 커리어의 반환점과 같은 지점이었습니다.

기타를 잘 보면 Beck, Bogert & Appice 시절과 같은 'Oxblood'를 매고 있어요

이후 1975년, 그의 가장 유명한 앨범이자 본격적인 솔로 커리어의 스타트가 되었던 'Blow by Blow'가 발매되었는데,
 
그는 Beck, Bogert & Appice 에서의 연주와 완전히 상반된 분위기의 재즈 락 장르의 곡으로 가득 채운 앨범으로 복귀하였습니다.
 
이 앨범 또한 Beck, Bogert & Appice 시절에 사용했던, 그가 'Oxblood'라는 애칭을 붙여준 깁슨 레스폴을 이용하였는데요
 
같은 사람이 같은 기타를 가지고 연주한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상반된 장르의 곡을, 그것도 아주 높은 퀄리티로 소화한다는 점에서
 
모든 장르를 관통하는 그의 음악적 역량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후로 1년 뒤, 그는 이번엔 펜더의 스트라토캐스터를 메고 앨범 'Wired'를 발매하게 됩니다.
(이전에 쓰던 Oxblood 레스폴은 그새 도둑맞았습니다...)
 
제프 벡은 Wired에서 Blow by Blow에서 보다, 아니 이전에 찾아볼 수 없던 수준의 사운드 디자인 능력을 보여주게 되는데
 
특히 다양한 이펙터와의 궁합이 좋은 펜더의 스트라토캐스터를 메인으로하여 디스토션, 리버브, 모듈레이션을 비롯한 
 
수많은 이펙터의 조합으로 이전에 없던 창의적인 기타 톤을 창조해내었습니다.
 
들려드리는 Come Dancing은 그 중에서도 첫 번째 벌스에서는 디스토션, 두 번째에는 크런치와 리버브의 조합이 특징적으로 나타납니다.

디스토션 사운드를 그냥 강한 오버드라이브 사운드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긴 한데... 사실 엇비슷한 말이긴 하지만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오버드라이브는 주로 중음역을 타겟으로 왜곡하고, 디스토션의 경우는 전음역을 왜곡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함께 왜곡된 하이와 로우가 자연스럽게 섞이지 못하여 마치 소리가 분리되는 듯한 느낌의 'Out of Phase' 현상 또한 디스토
션의 특징입니다.
 
첫 번째 벌스에서 제프 벡은 메탈에서 주로 사용되던 이런 디스토션을 이용하여 리드미컬하면서도 위트있는 연주를 보여줍니다.
 
또한 두 번째 벌스에서는 리버브와 같은 공간계 이펙터의 사용이 눈에 띄는데요
 
주로 하드락에서나 사용되었던 크런치 톤과 재즈 기타에서 주로 쓰이던 리버브를 섞어 유려한 사운드로 만들어내는 모습에서
 
제프 벡의 세련된 톤 메이킹 감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6. Stevie Ray Vaughan & Double Trouble - Couldn't Stand The Weather (1984)
- 퍼즈의 다양한 활용법(크리스탈 클린과 트왱 사운드)

*펜더 스트라토캐스터 **퍼즈를 이용한 크리스탈 클린 사운드

텍사스 블루스를 대표하는 기타리스트이자

 

텍사스 블루스 역사상 가장 뛰어난 테크니션인 SRV의 Couldn't Stand The Weather입니다.

 

제가 텍사스 블루스 역사상 최고의 테크니션이라는 사족을 붙인 것 같이

 

SRV는 뛰어난 박자감각을 바탕으로 스트로크와 피킹을 가리지 않는 기타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데요

 

들려드리는 Couldn't Stand The Weather에서는 펑크(Funk)를 연상시키는 강렬한 리듬의 스캥크 주법으로 곡의 시작을 알립니다.

SRV의 페달보드 세팅과 실제로 SRV가 사용했던 퍼즈 페이스

스캥크 주법이란.. 왼손으로 코드를 잡을 때 특정 현만 누르고 나머지는 뮤트 시킨 상태로 스트로크를 함으로써

 

코드에 뮤트된 현의 파열음이 섞이게 되면서 리드미컬한 질감을 더해주는 기타 주법입니다.

(Vulfpeck의 코리 웡이 이 스캥크를 아주 잘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 중 SRV의 스캥크에서는 리듬감과 더불어 마치 구슬이 부딪히는 듯한 깨끗한 질감의 클린 톤을 들을 수 있는데요

 

이는 퍼즈 클린 또는 크리스탈 클린이라고도 하는, 퍼즈 페이스를 이용해 만든 클린톤입니다.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퍼즈 페이스는 기타에서 흘러나오는 전기 신호를 왜곡하여 앰프에 전달함으로써

 

스피커가 찢어진 듯한 질감의 소리를 구현하게 해주는 이펙터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왜곡의 과정에서 노브를 조절해 마치 목욕물 맞추듯(?) 증폭되는 소리의 크기를 잘 조절해주면

 

소리의 왜곡이 시작되기 딱 직전의 소리,

 

즉 파형이 깨지기 직전까지 아슬아슬하게 증폭된 크리스탈과도 같은 매우 깨끗한 톤의 클린 톤을 얻어 낼 수 있습니다.

 

또한 퍼즈 페이스도 기본적으로 중음역대를 타겟으로 증폭시켜주기 때문에

 

기타의 톤에 마치 비음이 섞인 듯한 일명 '트왱(Twang)' 사운드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곡에서 SRV는 이러한 리드미컬한 클린 사운드를 적극 활용하여 리프를 연주하다가

 

중후반부에 쏟아내는 솔로에는 마치 지미 헨드릭스를 연상시킬 정도로 강렬한 퍼즈 톤을 보여주는데요

(퍼즈 클린의 경우엔 기타의 볼륨을 조금만 올려도 소리의 파형이 바로 깨져 퍼즈 톤이 나타나게 됩니다.)

 

SRV의 퍼즈 톤과 테크닉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 곡에서 조금 더 이어가보겠습니다...

 

 

7. Stevie Ray Vaughan & Double Trouble - Voodoo Child (Slight Return) (1984)
- 와와 이펙트와 SRV의 기타 세팅

*펜더 스트라토캐스터 **전주와 후주에 와와 이펙트, 퍼즈 페이스 + Ts-808의 조합 

같은 앨범에 수록되었던 Voodoo Child 입니다.

 

원곡은 지미 헨드릭스의 곡으로, 수 많은 기타리스트 들에 의해 커버되고 어레인지되어왔지만

 

저는 아직까지 SRV 버전 이상의 것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좌) VOX의 Wah pedal, (우) Wah pedal을 밟고 있는 SRV

곡은 와와 이펙트를 머금은 강렬한 리프와 함께 시작됩니다.

 

와와 이펙트는 보통 와 페달을 사용하여 만들어지는데요,

 

첨부한 사진과 같이 생긴 페달을 박자에 맞춰 밟았다가 떼면서 소리가 와-와- 울리는 사이키델릭한 질감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후로는 그저 SRV의 시간입니다...

 

일일히 다 적어내지도 못할 수의 노트들을 살벌한 톤으로 쏟아내면서 듣는 이의 귀를 현혹시키는데요

 

Voodoo Child에서 특징적으로 드러나는 SRV의 기타 톤은

 

기본적으론 퍼즈 페이스와 Ts-808 이라 하는 오버드라이브 페달의 조합으로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좌) SRV가 생전 가장 아꼈던 'No 1' 스트라토캐스터, (우) 펜더의 텍사스 스페셜 픽업

하지만 SRV의 톤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그가 사용한 스트링 게이지와 픽업에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SRV는 기타를 세팅할 때 스트링 게이지를 013으로 맞추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무슨 소리인가 싶으실텐데 직관적으로 설명을 드리면, 일반적으로 일렉기타에 쓰이는 기타 줄보다 그냥 두꺼운 수준이 아니라

 

일반적인 통기타에 걸리는 줄 보다도 두꺼운 줄로 저런 테크니컬한 연주를 한 셈입니다;

 

보통 스트링 게이지가 굵어질수록 중후하고 파워풀한 소리를 낼 수 있는 대신 

 

줄에 걸리는 장력이 어마무시해져 왼손이 도저히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저런 철봉같은 줄로 미친듯한 테크닉을 구사하는 SRV의 모습에서 그의 개쩌는 마초 본능을 느낄 수 있습니다....하

 

또한 SRV의 픽업에 얽힌 일화도 유명한데요

 

엔지니어의 실수로 코일이 과도하게 감겨진 픽업이 SRV의 'No1'에 장착되었는데

 

그 결과 기존의 펜더와 비교했을 때 기형적으로 중음역이 강조된 높은 출력의 소리가 나게 되었고,

 

SRV는 이 기타를 잡고 살벌한 퍼즈 사운드를 뿜어대며 텍사스 블루스의 전설이 되었습니다..

 

오른쪽 사진은 이 시절 SRV의 픽업을 복각하여 만든 펜더의 텍사스 스페셜 픽업이며,

 

SRV가 사용했던 것과 같이 중음역을 강조하기 위해 3, 4번째 자석이 위로 돌출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8. Midnight Blues - Gary Moore (1990)

- 게리 무어의 그리니

*깁슨 레스폴 **마샬 앰프 게인을 이용한 리드톤, 아웃 오브 페이즈 사운드 

세상에서 가장 슬픈 기타를 치는 남자로도 알려진 게리 무어의 Midnight Blues입니다.

 

워낙 유명한 Still Got The Blues, Parisien Walkway와 같은 노래에서와 같이

 

게리 무어는 특유의 기타 톤과 간결한 멜로디 라인으로 이모셔널한 플레이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이러한 게리 무어의 한 서린 연주에는 언제나 그의 레스폴 'Greeny'가 함께했습니다.

(좌) 'Greeny'의 첫번째 주인이었던 피터 그린, (우) 'Greeny'와 게리 무어

게리 무어의 수 많은 명곡과 함께한 'Greeny'는

 

본래 블루스브레이커스와 플린트우드맥에서 활동했던 피터 그린의 기타였는데요

(여담으로 블루스 브레이커스 시절 전임 기타리스트였던 에릭 클랩튼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구매한 기타였다고 합니다.)

 

이를 젊은 시절의 게리 무어가 구매하여 사용함으로써 'Greeny'와 개리 무어의 동행이 시작됩니다.

(좌) 넥 픽업이 거꾸로 달린 Greeny의 픽업 세팅, (우) 일반적인 레스폴의 픽업 세팅

Greeny는 59년식 깁슨 레스폴로, 넥 쪽에 있는 넥 픽업이 거꾸로 달린 것으로 유명합니다.

 

위의 첨부한 사진을 보면 Greeny의 넥 픽업의 자석의 위치가 정상적인 세팅과는 반대로 위치한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기타의 소리는 넥에서 브릿지로 갈수록 얇고 까랑까랑해지기 때문에

 

두 픽업에서 받는 소리를 섞었을 때 적절한 조화를 이루도록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자석이 서로 반대 방향을 보도록 세팅하는데요

 

Greeny는 엔지니어의 실수에 의해 넥 픽업이 브릿지 픽업과 같은 방향을 보도록 세팅되었습니다.

 

이러한 경우 두 픽업의 소리를 섞었을 때 소리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지 않고 

 

소리의 하이와 로우의 분리가 일어나는 듯한 느낌의 아웃 오브 페이즈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 때문에 Greeny를 연주한 게리 무어의 기타 톤에는 유독 까끌까끌한 질감이 느껴지게 됩니다.

 

특별한 이펙터 없이 마샬 앰프와 기타 한 대 만으로 자기만의 톤을 구축한 게리 무어의 한 서린 연주의 이면에는

 

이러한 Greeny의 특별함과 게리 무어의 손 끝의 환상적인 호흡이 숨어있었습니다.

여담으로 게리 무어 사후 Greeny는 메탈리카의 기타리스트 커크 해밋이 구입해서 사용 중인데

 

그 주인은 세상을 떠났지만 기타는 남아 여전히 뜨거운 무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9. Eric Johnson - Manhattan (Live) (1997)

- 에릭 존슨의 톤 메이킹, 그리고 에릭 존슨의 퍼즈

*펜더 스트라토캐스터 **공간계 이펙터와 진공관 이펙터 사용, 솔로톤에 퍼즈 페이스 이용

에릭 존슨이 조 새트리아니, 스티브 바이와 함께한 G3콘서트에서의 Mahattan 라이브 음원입니다.

 

에릭 존슨은 무엇보다 세련된 질감의 톤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리버브와 딜레이 등의 공간계 이펙터를 적절히 블렌딩해 특유의 매끄럽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이끌어 냅니다.

에릭 존슨의 페달보드... 뭔가 엄청 복잡하다.
진공관 이펙터인 튜브 드라이버와 그 내부, 내부에서 진공관을 확인할 수 있다.

톤으로 유명한 에릭 존슨 답게 사용하는 이펙터 종류만 해도 엄청나게 다양한데요,

 

그 중에서도 에릭 존슨의 톤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부분은 진공관 이펙터를 통한 댐핑 사운드입니다.

 

진공관은 기타 앰프를 비롯해 여러 음향 장비에서 소리의 증폭을 위해 쓰이는 부품으로

 

앰프에 진공관을 사용할 때 특유의 아날로그적인 작동 방식 때문에 소리에 어느정도 왜곡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진공관의 자연스러운 왜곡 때문에 따뜻하면서도 댐핑감 있는 소리를 얻을 수 있어

 

더 작고 효율적인 트랜지스터가 개발된 현재에서도 고가의 앰프나 음향기기에서 종종 사용되곤 합니다.

 

진공관 이펙터는 진공관 사운드를 진공관 앰프 없이 이펙터 하나만으로 구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펙터인데요

 

에릭 존슨은 녹음이나 공연에서 진공관 앰프를 사용함에 더해 진공관 이펙터 또한 더해줌으로써 진공관 효과를 극대화 해

 

이러한 강한 댐핑감을 가지는 기타 톤을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광기에 가까운 에릭 존슨의 퍼즈 페이스 집착...

또한 눈썰미 좋으신 분은 위의 페달보드 사진에서 확인하셨을지 모르겠는데

 

에릭 존슨 또한 퍼즈 페이스를 즐겨 사용하는 것으로 아주 유명합니다

 

특히 이 곡에서는 중간중간 나오는 솔로에서 퍼즈 페이스를 켜고 연주를 진행하는데

 

수 많은 이펙터들과 광기에 가까운 섬세한 톤 메이킹으로 만들어낸 그의 퍼즈 톤은

 

같은 장비를 이용하였음에도 지미 헨드릭스와 SRV의 것들과 완전히 구분되는,

 

에릭 존슨 만의 몽환적이고 세련된 질감의 사운드를 보여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10. The Allman Brothers Band - Please Call Home (Live at the Beacon Theatre, NY - March 2000) (2000)

- 데릭 트럭스의 슬라이드 기타

*깁슨 SG **마샬 앰프의 리드 톤과 슬라이드 바 사운드

어느덧 10번째 곡입니다.

 

올맨 브라더스 밴드의 Please Call Home 라이브 버전을 준비했습니다.

 

올맨 브라더스라는 밴드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본래 듀언 올맨과 그렉 올맨 형제를 중심으로 탄생한 밴드입니다.

 

들려드리는 Please Call Home 또한 1970년에 발매한 Idlewild South 앨범에 수록되었던 곡으로

 

원곡에서는 기타리스트였던 듀언 올맨의 슬라이드 기타 사운드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왼손 약지에 슬라이드 바를 끼고 기타를 연주하는 듀언 올맨

듀언 올맨은 슬라이드 바를 이용한 슬라이드 기타를 연주하며

 

슬라이드 기타 특유의 늘어지는 듯한 톤을 그의 장기인 서정적인 표현력과 결합하며

 

Midnight Rider를 비롯한 숱한 서던 록 명곡들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1971년 그가 오토바이 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뒤, 

 

꽤 오랜기간 동안 밴드는 듀언 올맨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숱한 시행착오를 겪게 됩니다.

그러던 중, 올맨 브라더스 밴드의 드러머였던 버치 트럭스의 조카 데릭 트럭스는

 

어린 시절부터 듀언 올맨의 슬라이드 기타 사운드를 듣고 동경하며 기타를 잡게 되었는데

 

올맨 브라더스 삼촌들의 비호 아래(?) 어린 시절부터 슬라이드 기타에 천부적인 재능을 보이면서

 

겨우 11살의 나이에 투어의 세션으로 참여하게 되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또한 데릭 트럭스는 훗날 레드핫의 존 프루시안테, 존 메이어와 함께

 

새로운 세계 3대 기타리스트로 꼽히는 위치에까지 오르게 됩니다.

들려드리는 Please Call Home의 2000년 Beacon Theatre 라이브는

 

데릭 트럭스가 올맨 브라더스 밴드에 정식으로 합류한 뒤 처음으로 발매된 음반으로

 

듀언 올맨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서정적인 슬라이드 기타 연주를 들을 수 있는데요,

 

비록 이 연주에서 앞선 하드록 기타리스트들 만큼 폭발적인 속주를 보여주지는 않지만

 

슬라이드 기타 특유의 톤을 바탕으로 듣는 이의 감성을 건드리는 충분히 뜨거운 연주를 들려줍니다

 

 

11. Jimi Hendrix - Angel (Demo) (1971)

어느덧 마지막 곡이네요

 

지금까지 다들 즐겁게 감상해주셨을까요?

 

사실 음감회지를 작성하며 너무 어려운 얘기들이 되지는 않을지,

 

혹은 너무 원론적인 얘기를 통해 오히려 감상을 망치지는 않을지 이래저래 고민을 하기도 했습니다.

 

오늘의 음감회가 누군가에게는 흥미롭고 유익했을 수도 있지만, 또 반대로는 많이 생소하고 어려웠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결국 가장 중요한건 우리 모두 나의 즐거움을 위해 음악을 듣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오늘 회지에서 본 내용이 하나도 와닿지 않고 머리에 남지 않더라도

 

그저 즐거운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유일한 바람이에요

 

제가 마지막으로 들려드릴 곡은 지미 헨드릭스의 'Electric Ladyland' 50주년 기념반에 수록된 Angel의 데모 버전입니다.

 

데모 버전인 만큼 다소 조잡하게 느껴지도 하지만

 

화려한 효과나 세션없이, 오로지 기타 한대로 읊조리는 지미 헨드릭스의 노래에서

 

왠지 모를 잔잔한 감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여지것 줄줄이 나열했던 특별함 하나 없어도

 

결국엔 음악은 다 똑같이 음악인 것 같아요

 

 

아무쪼록 즐거운 시간이 되었길 바라며 음감회 이만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음악감상회 > 2024-1' 카테고리의 다른 글

24.05.16  (0) 2024.05.16
24.05.10  (1) 2024.05.05
24.04.19  (1) 2024.04.18
24.04.10  (0) 2024.04.10
24.04.04  (1) 2024.04.04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