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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상회/2023-1

2023.04.05

짜라투스트라 2023. 4. 4. 18:36

 안녕하세요 
이번 주 음감회를 진행하게 된 2학년 박종성입니다. 저의 첫 음감회 진행이라 떨리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하네요. 
이번 음감회의 주제는 ‘도망’입니다. 도망은 이상하게 겁쟁이와 나약함의 이미지로 여겨지곤 해요. "참고 견뎌야 한다.", "할 수 있다, 그러니 해봐라" 이런 말들 속의 사람이 멋진 사람이 되어버린 사회 속에서 저는 도망이라는 말이 가여워졌어요. 못 참을 수도 있어요. 못 할 수도 있고요. 이건 당연한 거잖아요. 남들 다 자고 있는 시간에 잠을 자는 게 어려울 수도 있어요. 남들 다 돈 벌고 일할 때 돈 벌기 위한 몸부림이 너무나도 힘들 수도 있어요. 밤을 새어가며 꿈을 쫓는 걸 놓고 싶을 수도 있어요. 너무나도 하기 힘들어 도망가고 싶을 수 있어요. 나를 꽉 잡고 있는 고통에서 뿌리치고 도망가고 싶은 건 잘못이 아니잖아요.
 저는 도망치고 싶을 때마다 혼자서 음악으로 도망쳤어요. 힘들어하는 나의 모습을 나약함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음악은 저의 도망을 겁쟁이로 보지 않았어요. 음악은 저의 도피는 우아하게 해주고 다른 어딘가로 쉬이 보내주었어요. 
 이번 음감회에서 저는 서로 괜찮다고 말해주며 다같이 도망 가고 싶어요. 동방의 공기를 음악이 흔들어 저희를 붙잡고 있는 모든걸 털어내주는 거에요. 그리고 여러분과 음악만이 존재하는 어딘가로 도망가는 거에요. 그저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그저 춤출 수 있는 곳으로. 
 음감회의 시작에 앞서 하나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이번 음감회는 대부분 테크노와 덥스텝 같은 전자음악들 입니다. 그 중에서도 정신이 안 들 정도로 시끄러운 음악들이에요. 그냥 잔잔히 음악이 어떤가 듣고 있으면 제대로 즐기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여러분이 가지고 있던 생각들과 여러분이 가진 부끄러움을 모두 놓아주시고 들어주시면 좋겠어요. 음악을 듣는 시간 만큼은 현실과 다른 어느 외딴 세상에 와 있다고 생각하고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고개를 격하게 흔들어도 좋고, 팔을 앞뒤로 움직여도 좋아요. 춤을 추어도 좋습니다. 그저 음악에 몸을 던지고 저의 도망에 함께해주세요.

 

 


Real Pain
Indigo De Souza


첫 노래를 뭘로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사람들은 저마다 고통과 고민이 있고 자신을 너무나 힘들게 하는 무언가를 겪어요. 수많은 부정적 생각들과 수많은 고민들, 후회, 그리고 자책까지. 이들로부터 도망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마음들이 있잖아요. 그저 덮고 괜찮다고 말하기만 하는 그런 감정들. 가끔은 고통스러워 소리를 지르고 싶은 그런 감정들. 이 곡은 이런 감정들을 말해주기만 하지만 이렇게 숨겨둔 고통을 꺼내놓고 도망갈 준비를 해봐요.

 


Food
Schizoscriptures


Schizoscriptures라는 이 아티스트는 제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아티스트에요. (Tmi지만 이분이 제 작년과제도 도와주셨답니다!) 이 곡은 제가 이 아티스트의 음악 중에 제일 좋아하는 곡이에요.
 점점 자신이 침체되어가는 기분이 들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많이 의지하게 된 음악이에요. 이 노래 가사 중에 이런 부분이 있어요.

This is not a test
I am ready to give up
I don't care

이런 고통과 침체되는 삶은 시험이 아니고 나는 놓을 준비가 되었다고. 그러니 상관 없다고. 무기력하지만 격동적으로 무기력해요. 그저 다 놓고 신경 쓰지 말고 즐기면 좋겠어요.

 

 


Godd
Hardwell


이제 즐길 준비를 해야죠. 다 털어놓고 내가 신이 된 기분으로 뭐든 할 수 있는 기분으로 도망가는거에요. 저에게 있어 테크노는 클럽 입구같은 설레는 느낌이에요. 쿵쾅대고 두근대고 떨리면서도 신나요. 그럼 신이 된 자기 자신을 믿고 우아한 도망을 가봐요.

 

 


Сиди дома 
ZAPRAVKA

 


제대로 즐기려면 알콜이 필요하죠. 놀 때 보드카 만한 게 또 없거든요. 어쩔 수 없지만 러시아산 보드카 대신 러시아산 테크노라도 들이켜야죠. 한잔 하고 놀 준비 해요! 

 

 


Polyriddim
phonon


제목부터 보이듯이 이 음악은 굉장히 다양한 리듬을 가지고 있어요. 처음 들었을 땐 이게 뭐지? 하다가 7분의 4박자 드랍에 아드레날린과 도파민이 확확 분비되는 기분이 들었어요. 저에겐 아무것도 없이 그저 기분 좋고 싶을 때 항상 듣는 음악입니다.

 

 

 


Labyrinth
Akeos


덥스텝이라고 하면 스크릴렉스만 떠올리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음악이에요. 정통적인 리딤에 정석적인 디스토션 드랍으로 "이게 덥스텝이다!"하고 말해주는것 같은 강한 정체성이 큰 매력입니다. 저를 리딤에 빠지게 한 곡이에요. 구성도 기본적이지만 정석이 정석인데는 다 이유가 있잖아요.

 

 

 


Red Alert
Bear Grillz & Kompany


이 음악은 제가 정말 신나고 신날 때 듣는 음악이에요. "다 비켜!"하는 경고등처럼 뒤는 보지 않고 앞만 보며 즐길 수 있어요. 초록불은 끄고 빨간불 키고 달려가보자구요.

 

 

Resonance
Staysick

다양한 사운드로 꽉 차 있는 덥스텝이에요. 디깅을 하다가 이 음악을 들었는데 "와,,,, 이 사람 진짜 잘한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EDM이 가진 매력을 너무 잘 보여주는 것 같아 플레이리스트에 넣게 되었어요. 다양한 사운드의 조합과 편집으로 이런 소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소리가 가진 힘이 느껴지는 음악입니다.

 

 


Meditate 
RIOT


음악을 듣는 행위가 명상과 정말 비슷하다는 것을 아시나요? 실제로 메탈이나 EDM같은 음악을 들으면 심장 박동이 일정해지고 잡념이 사라지면서 명상의 효과가 있다고 해요. 그래서 그런가 저는 리딤이나 헤비메탈을 들으면 잠이 잘오더라고요. 머릿 속을 비우고 현재를 느끼면서 호흡과 박자에 귀기울이다보면 평온해진 마음을 느낄거에요. 

 

 


MOVE TOGETHER
REAPER


리스트의 마지막도 고민이 많았어요. 이렇게 다같이 모여 음악을 듣는 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서 생각이 들더라고요. 각자의 고민과 고뇌, 고통을 가진 사람들이 음악을 통해서 여유를 가지고 힘든 현재로부터 다른 세상으로 도망치는 자리라고 생각했어요. 각기 다른 사람들이지만 공기의 진동으로 하나가 되어 비트를 느끼고 몸을 움직이고 이런 행위들이 음악이 위대한 이유잖아요. 모든 걸 놓아버리고 소리를 키우고 같이 움직여봐요. 그러라고 음악은 존재하니까.
Turn up the volume and move toge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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