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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상회/2024-1

24.03.27

짜라투스트라 2024. 3. 26. 22:38

안녕하세요. 이제는 2학년이 된 강원재입니다. 저의 작년 학교생활을 돌아보면 짜라투스트라를 빼놓고서는 작년을 말할수없을정도로 열심히 동아리 활동을 했고 이제 두번째 음감회를 하게되네요. 저의 작년 음감회는 참 열심히 구성하고 만든 플레이리스트이니 안들으신분들께 한번 들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적어도 시간낭비는 안될거에요. 

 

예상보다 신입부원분들이 꽤나 많이 들어왔는데 음악을 사랑하시는 분들이 계속 이 동아리에 남아 음악 얘기를 하며 짜라를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음감회를 하는 입장에서 아직 신입부원 분들은 짜라에 적응하시지 못하신 분들이 많다고 생각되고 Lp바를 대관하기도 하여 조금 부담이 되네요.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여러분께 들려드리겠습니다.

 

이번 음감회의 장르는 포스트펑크입니다.

 

포스트펑크를 선호하시는 분들을 사실 많이 보진 못했어요. 이름도 모르시는 분들도 있으실겁니다. 사실 록 장르의 구분이 그렇듯 딱 떨어지게 설명하기는 쉽지않을것같고 우울하고 어둡고 조금 속도감있는 음악정도로 밖에 저의 어휘력으로는 설명하지 못할것같네요. 음악을 잘 아는것도 아니기에. 하지만 약 47분동안 듣다보면 청각적으로 느끼실수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예 순수한 포스트펑크만 있는건 아니고 고딕록 색체가 더 강한 곡들도 포함되어있습니다. 

 

 

Setlist

Black Country, New Road - Instrumental

Glenn Branca – Light Field

The Ex & Tom Cora – State of Shock 

Can – Thief

SYMBIOSI – Profumo di morte

The sound – Resistance

Brian Eno – Third Uncle

Rowland S. Howard – Lost In Space

Nick cave and The Bad Seeds – The Mercy Seat

 

1. Instrumental

~Black Country, New Road – Instrumental(2021)~

 

이제는 꽤나 유명해진 밴드인 블랙컨트리 뉴로드입니다. 이번 2월달에 내한을 왔었는데 갈까 말까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지만 공연 셋리스트가 새로운 앨범의 곡으로만 구성이 되어있어 가지 않았습니다. 저는 블컨뉴로의 이 첫번째 앨범을 제일 좋아하거든요. 70-80년대에 유행을 하고 이후에는 거의 없는 포스트펑크 사운드를 2020년대의 밴드가 첫번째 앨범으로 발매 하고 히트를 했다는게 놀랍습니다. 물론 2000년대에 포스트펑크 리바이벌도 존재하지만 느낌이 많이 다르지요. 

 

처음에 하나의 악기로 진행되는 멜로디로 빠르게 템포를 가져가다가 그 위에 다른 사운드가 더해집니다. 1분이 지나면 다른 멜로디가 하나 더 겹쳐지고 곧 하나의 새로운 멜로디가 겹쳐져 독립적인 멜로디들이 함께 연주되어 하나의 음악을 만듭니다. 교과서적인 구성에서 조금만 비튼 뻔한 구성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빠른 템포를 점점 더 고조시키며 가져가고 그 중간중간 멜로디의 변칙성에서 긴장을 놓칠 수 없게 음악을 구성해 놓았기 때문에 뻔하다, 짜치다라는 말을 할 수 없게 만듭니다. 곡의 제목부터 Instrumental(기악곡)인것도 너무 멋지고 이 곡이 첫 정규앨범 첫 트랙인것도 너무 멋집니다. 블랙컨트리 뉴로드. 간지를 아는 밴드입니다.

 

2. Light Field

~Glenn Branca – Light Field(1981)~

 

사실 저는 포스트펑크랑 뉴웨이브 장르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 장르들이 최고로 좋냐? 하고 물어보면 글쎄입니다. 다른 좋아하는 장르들도 많고 밝은 느낌의 밴드나 노래들도 정말 좋아하거든요(힙합은 별로 선호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 음감회의 장르를 이렇게 정한 이유는 저의 이번음감회에 포함된 두 곡 때문인데 그중 하나가 이 곡입니다. 

 

글렌 블랑카 1집의 네번째 트랙인 Light Field입니다. 글렌 블랑카 1집을 제가 이번년도 1월에 처음 들었는데 바로 저의 최애 앨범이 되었습니다. 무슨 수식어가 필요없이 그냥 미쳤습니다. 소닉유스와 스완스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분명 좋아하실겁니다. 어쩌면 클래식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도 좋게 들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곡을 잘 따라가 주세요. 사운드의 폭풍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음감회이기에 글렌 블랑카의 한 곡만 소개하지만 이 앨범 정말 추천합니다.

 

3. State of Shock

~The Ex & Tom Cora – State of Shock(1991)~

 

매우 공격적인 곡입니다. 펑크곡이라고도 부를 수 있겠죠.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노이즈를 터뜨리며 감정을 폭주시키는 느낌이 인상적입니다. 또 곡을 이끌어가고 또 하이라이트의 뒷부분에 들어가는 Tom Cora의 절제된 첼로가 노이즈와 대비되어 노래의 매력이 더 살아납니다. 후반의 흐느끼는 소리 또한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느껴져 더욱 좋습니다.

 

4. Thief

~Can – Thief(1981)~

 

크라우트 록의 레전드 캔입니다. 요즘 캔에 관심을 가져 들어보고있는데 이 곡에 정말 놀랐습니다. Can의 1981년 발매된 이 앨범은 당시 캔의 데뷔 앨범으로 녹음되었으나 레코드사의 반대로 무산되고 약 13년뒤에 발매된 앨범입니다. 68년도면 아직 포스트펑크도 탄생하지 않은 세대. 비틀즈와 같은 세대인데 이 노래만큼은 정말 세련됐습니다. 당시 회사에서 반대를 한 이유를 알 것도 같습니다. 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중반이 록음악의 과도기라고 생각하는데 캔의 이 앨범이 바로 발매되지 않은게 아쉬울 뿐입니다. 물론 바나나 앨범처럼 묻혔을게 분명은 하지만 그 당시에 빛을 못 본게 너무나 아쉬운 곡입니다. 캔이 존재하지 않는 땅에서 창조해낸 포스트펑크 사운드. 한번 들어보세요.

 

5. Profumo di morte

~SYMBIOSI – Profumo di morte(1989)~

 

알고리즘과 플레이리스트의 파도에 떠밀려 디깅을 하면서 발견한 끝내주는 곡입니다. 찾아보니 정규앨범은 이 곡을 포함해 세 곡있는 앨범한장이 전부이고 이외에 컴필 앨범 몇개 말고는 활동이 전혀 없는 이탈리아 밴드더군요. 마치 다락방 먼지냄새가 느껴지는 것 같은 꿉꿉한 무드와 몽환적인 사운드가 매력적입니다. 

 

6. Resistance

~The sound – Resistance(1980)~

 

포스트펑크 명반 JEOPARDY의 수록곡입니다. 이전 곡들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지않나요? 그게 매력입니다. 장난스럽고 신나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곡이에요. 앞선 곡들은 솔직히 쉽게 플레이리스트에서 손이 가지 않는 무거운 곡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곡은 포스트펑크 임에도 이지 리스닝 할 수 있는 가벼우면서도 중독적인 매력을 가진 곡입니다. 포스트펑크에 낯선 부원들도 있을텐데 너무 무겁게 음감회 플레이리스트를 47분동안 구성하는건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질 것 같아서 넣어봤습니다. 상대적으로 가벼울 뿐이지 음악성이 떨어지진 않습니다. 좋은 곡이에요.

 

7. Third Uncle

~Brian Eno – Third Uncle(1974)~

 

브라이언 이노의 곡입니다. 브라이언 이노의 이름을 들어보신 짜라부원 분들이 많을텐데요. 엠비언트 음악의 그 브라이언 이노입니다. 사실 저는 이노의 음악은 제가 전자음악을 선호하는 편이 아니다보니 찾아서 들어보려는 노력을 하지는 않았는데 솔로 작업물 중 절반이상이 록 작업물이더군요. 생각해보니 록 프로듀싱을 그렇게 잘하는데 앰비언트 앨범만 낼리가 없지요. 저는 이노의 프로듀싱을 참 좋아합니다. 토킹헤즈의 머리 4개 앨범도 훌륭하고 U2 또한 멋지죠. 보위의 명반들인 베를린 3부작은 보위와 이노의 공동작업이고요. 저는 그 앨범들에 보위보다 이노의 영향이 더 많이 들어갔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대단한 아티스트입니다.

 

8. Lost in Space

~Rowland S. Howard – Lost In Space(2010)~

 

앨범커버 비주얼부터 굉장히 포스트펑크스럽지않나요? 롤랜드.S.하워드라는 아티스트입니다. 이름도 굉장히 포스트펑크스러워요. 음감회 마지막 곡의 아티스트 닉케이브의 밴드인 Nick Cave And The Bad Seeds의 속해 있었으나 Nick Cave와 음악적 견해차이로 갈라져 솔로로 활동했던 아티스트입니다. 아쉽게도 현재는 고인이십니다. 스타일이 제가 선호하는 음악을 하는 분은 아니지만 이 곡은 저도 좋게 들었습니다. 닉 케이브로 전환되기 바로 전에 넣으니 잘 어우러지는 느낌이에요

 

9. The Mercy Seat

~Nick cave and The Bad Seeds – The Mercy Seat(1988)~

 

저의 음감회 마지막 곡입니다. 이번 겨울에 닉 케이브를 정말 많이들었어요. 들으면 들을수록 좋습니다. 두번째 곡이였던 글렌 블랑카와 닉 케이브 때문에 음감회 장르를 정했어요. 후기 닉 케이브의 엠비언트 음악도 정말 좋지만 전기 닉 케이브의 고딕 록 적이고 웅장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저는 더 선호합니다. 

 

닉 케이브의 좋은 곡들이 정말 너무너무 많은데 이 곡은 하나의 뮤지컬같습니다. 분명 음악을 들으며 청각만을 경험하고 있는데 마치 시각적으로 제 앞에 무슨 상황이 펼쳐지는 느낌이 듭니다. 이 곡은 자신의 죄에 대한 고백과 속죄와 의지에 대한 가사를 담고 있습니다. 닉 케이브의 큰 장점은 가사입니다. 한국에서 닉 케이브는 제대로 해석이 된 곳이 없어 번역기의 직역을 볼 수 밖에 없는데 그것만으로는 감성을 이해하지 못해 너무 슬픕니다. 곡을 열정적으로 따라가다보면 흐름에 따라 흥분하고 떨리며 마지막엔 하나의 영화를 관람한 것처럼 허한 감정이 느껴집니다. 나중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라이브 버전도 한번 보세요. 현존하는 최고의 프론트맨이라는 칭호가 손색없습니다.

 

저의 음감회는 이것으로 끝입니다. 다들 포스트펑크라는 장르를 알고 조금은 즐기신 시간이 되셨기를 바라고 이번년도 짜라투스트라에서 좋은 음악과 친구들을 많이 알아가기를 바래요. LP바 음감회라는 의견을 받아들여준 회장 부회장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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