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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주는 노래 모음집 Vol. 1
안녕하세요, 짜라투스트라 회장 강희조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회장을 하게 되어 조마조마하면서도 한편으론 기대가 되는데
2020년은 코로나 시국으로 많은 활동들을 하지 못했고, 음감회 또한 온라인으로 진행해왔습니다.
그렇기에 신입부원분들을 보지 못했고 올해도 그렇지 못한다는 사실이 슬프기도 하지만, 부디 하반기(2학기)에는 동아리방이 개방되고, 다시 부원분들의 얼굴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곡들을 준비했습니다.
(신보들을 많이 들어서 그런지 작년 2020년과 올해 2021년 앨범들이 많이 보이네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Guardians of Galaxy)>를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주인공 스타로드가
카세트 플레이어로 ‘끝내주는 노래 모음집’을 듣는데 거기선 온갖 올드팝송들이 흘러나옵니다.
저도 그걸 따라 장르는 다양하지만 ‘끝내주는 노래 모음집 Vol 1’이라는 주제로 음감회를 준비했습니다. 최근에 가장 잘 들은 음악들로 골라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요즘 듣는 곡들이 주로 얼터너티브와 일렉트로닉이라 이 장르의 곡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올해는 부원분들을 꼭 만날 수 있길 기대하며, 짜라에 어울리는 스티브 잡스가 2006년에말한 음악 관련 구절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음악은 그저 배경음악이 아니었다.
그 시대에 나고 자란 많은 젊은이에게는 몹시 중요한 삶의 요소였다.
정말이지 음악은 우리의 세상은 바꾸어놓았다.’
Track List
Let’s Eat Grandma – Hot Pink(4:09)
Navy Blue – Pressure Points(2:33)
Machinedrum – Star(3:42)
Robyn – Honey (4:54)
Jonsi - Wildeye(4:36)
Iglooghost – New Vectors(3:32)
Yves Tumor - Gospel For a New Century(3:19)
070 Shake – Divorce(3:39)
Altopalo – Am I am(3:20)
Christine and the Queens - 5 dols(3:29)
Emerson Kitamura – Rock Your Baby(5:13)
Virginia Wing – St. Francis Fountain(4:05)
Julee Cruise – Rockin’ Back Inside My Heart(5:49)
Sophie – Bipp(3:01)
1. Let’s Eat Grandma – I’m All Ears(2018) - Hot Pink(4:09)
: 어린 시절 친구 사이였던 두 명이 결성한 영국의 여성 아티스트 듀오로 개인적으로 2018년 최고의 앨범들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아트 팝·사이키델릭 팝을 한다고 말하는 이들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곡이라고 생각해서 이 곡을 골라봤습니다.
2. Navy Blue – Songs of Sage: Post Panic!(2020) - Pressure Points(2:33)
: 본명은 세이지 엘세서(Sage Elsesser)로 최근에 알게 된 아티스트입니다. 래퍼일 뿐만 아니라 프로듀서, 모델(최근에는 캘빈 클라인(Calvin Klein 캠페인에 참여했습니다), 스케이트 보더 등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단 하나에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자신의 이름을 넣은 이 앨범을 듣고 느꼈습니다. 잔잔한 비트에 가사를 읊는데 음울하면서도 깊이감을 느끼게 합니다.
3. Machinedrum – A View of U(2020) - Star(3:42)
: 친한 지인에게 추천 받아서 들은 앨범인데 꽤 오래 전부터 작업물들을 꾸준히 내고 있는 프로듀서 입니다. 피쳐링진이 화려한 이 앨범에서 인상적이었던 곡이라면 이 곡입니다. 또 다른 곡을 추천해보자면 래퍼 프레디 깁스(Freddie Gibbs)와 함께 한 Kane Train 입니다.
4. Robyn – Honey(2018) - Honey (4:54)
: 작년에 인상 깊게 본 영화 중 하나가 프라이드영화제 2020에서 본 <그리고 우린 춤을 추었다> 인데 거기서 보고 울었던 장면의 배경음악으로 흘렀던 곡입니다. 조지아 국립무용단의 댄서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에서 댄서인 주인공 메라비가 동료 이라클리 앞에서 춤을 추는 장면에 흐르는데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가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곡으로 영화를 보시거나 클립이라도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 Robyn을 21세기 최고의 음악가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5. Jonsi - Shiver(2020) - WIldeye(4:36)
: Jonsi는 잘 모를 수도 있지만 그가 속한 밴드는 다 아실 겁니다. 바로 시규어 로스(Sigur Ros) 인데, Jonsi는 이 밴드의 중심이라고 해도 될만큼 프로듀싱, 보컬, 아트 디렉팅 등등 모든 부분에 참여하고 그만큼 뛰어납니다. Jonsi가 시규어 로스고, 시규어 로스가 Jonsi 이기에 Shiver는 특유의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고요하고, 아름다우며 신성합니다.
6. Iglooghost – Clear Tamei(2019) - New Vectors(3:32)
: 가지 못해서 슬펐던 내한공연을 고르라면 단언 Iglooghost의 공연입니다. 2018년 Cakeshop에서 공연했다는 사실을 2019년에 알게 됐을 때의 기분이란...그 때 듣고 빠져서 다른 곡들까지 듣게 한 곡입니다. 미국의 유명 레코드사 Brainfeeder의 아티스트들 중 하나로 유난히 사이버틱하고 미래에서 들을 법한 음악을 합니다. 그에게 가장 바라는 건 새 앨범도 아닌, 빠른 시일 내 다시 내한을 하는 것입니다.
7. Yves Tumor – Heaven to a Tortured Mind(2020) - Gospel For a New Century(3:19)
: Brainfeeder에 이어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주는 아티스트들이 모여있는 레코드사 Warp에 속해 있습니다 에이펙스 트윈(Apex Twin), 원오트릭스 포인트 네버(Oneothrix Point Never) 등 이름만 들으면 아는 전자음악가들이 모여 있는데 Yves Tumor는 그 중 비주얼 퍼포먼스와 함께 록사운드를 섞은 실험음악을 합니다. 다소 전위적이게 들릴 수 있는 사운드를 느껴보시길.
8. 070 Shake – Modus Vivendi(2020) - Divorce(3:39)
: 뉴저지의 힙합 크루 070의 소속인 아티스트입니다. 070은 뉴저지의 지역코드라고 합니다. 2016년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가 발굴해 그의 레이블 GOOD 뮤직과 계약했다고 하는데 (그의 곡들인 Ghost Town과 Violent Crimes의 피쳐링을 하기도 했습니다) 부끄럽게도 전혀 알지 못하다가 로봇처럼 보이는 인물이 있는 앨범 커버를 보고 끌려서 들어봤습니다. 결과는 무조건 들어보시길 추천합니다.
9. Altopalo – farawayfrom-everyoneyouknow(2020) - Am I am(3:20)
: 자주 보는 음악비평지는 비록 권위가 떨어졌다 해도 Pitchfork인데 좋은 점수를 받은 앨범이라 궁금해서 들어본 앨범입니다. 듣고 난 후 가사를 잘 쓰는 아티스트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코러스의 가사는 들을 때마다 의미를 곱씹어 봅니다.(특별히 가사를 첨부합니다)
Oh love, am I, am I, am I an embattled actor
Playing camo in the attic of his benefactor?
Oh God damn it, am I, am I, am I, am I, am I
Chased down from the branches of a dream life?
Oh why can’t I, can’t I, can’t I be the bloody dagger
Plucked proud from the heart of a deadly attacker?
Tell me am I, am I, am I just an actor
Chased down from the rafters of a dream life?
10. Christine and the Queens – Chris(2018) - 5 dols(3:29)
: 좋아하는 여성 아티스트들 중 하나인 Christine and the Queens는 프랑스의 아티스트 입니다. 2018년의 앨범 Chris는 두번째 정규앨범으로 다른 앨범들과 다르게 같은 곡들이 영어 버전과 프랑스어 버전 둘 모두로 녹음되어 수록되어 있습니다. 영어로는 '5 dollar'인 이 곡을 저는 프랑스어 버전을 더 좋아합니다.
11. Emerson Kitamura – The countryside is great(2018) - Rock Your Baby(5:13)
: 처음에 앨범 커버를 보고 특이하다고 생각해서 들어보았던 아티스트 인데 취향에 맞아 이 앨범을 발견했던 음반 가게 사장님께 비슷한 풍의 음악을 하는 다른 아티스트를 추천해달라고 있는데 워낙 활동도 자주 하지 않는 사람에 신비주의자라고 해서 더욱 관심을 가졌습니다. mmm이라는 아티스트가 보컬로 참여했는데 가사가 많지 않음에도 유려한 선율에 완벽하게 어울립니다. 라이브 공연영상도 몇 개 있으니 봐보시길 바랍니다.
12. Virginia Wing – Private LIFE(2021) - St. Francis Fountain(4:05)
: 팝 앨범을 들을 때마다 목관악기나 금관악기를 쓴 곡들로 채워진 앨범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은데 Virginia Wing은 제 바람을 훌륭하게 충족시켰습니다. 자신들의 인디팝 밴드에 색소폰 사운드가 섞여 조화를 이룹니다. 내적 댄스를 머릿속으로 추게 하기도 하고요.
13. Julee Cruise – Floating into the Night(1989) - Rockin’ Back Inside My Heart(5:49)
: 어떤 감독을 좋아하시나요? 수많은 감독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지만 그 중 한 명은 데이빗 린치(David Lynch)입니다. 영화 뿐만 아니라 그의 필모그래피에는 트윈픽스(Twin Peaks)라는 드라마 시리즈도 있는데 1990년대 방영되어 놀랄 만한 시청률을 올린 작품입니다. 워싱턴주의 작은 마을 Twin Peaks에서 벌어진 한 여학생의 살인 사건을 시작으로 기이한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지는 내용인데 인물들 중 도나와 제임스가 바에서 만나는 장면에서 흐르는 곡이었습니다. 아티스트가 직접 출연해 부른 이 곡은 귀에 작게 속삭이는 듯합니다.
14. Sophie – Product(2015) - Bipp(3:01)
: Sophie는 얼마 전 음악계에 들린 가장 슬픈 소식의 주인공인 아티스트입니다. 자신이 어떤 음악을 하냐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광고음악이라고 답하기도 한 그는 2018년에 제가 이전의 음감회에서 선곡한 곡이 들어있는 첫 정규앨범 ‘Oil of Every Pearl’s Un-Insides’를 내 호평을 받고 최근에는 싱글을 내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겠거니 했는데 이렇게 사망 소식을 듣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를 향한 애도의 마음으로 아끼는 데뷔 앨범의 이 곡을 골랐습니다.
준비한 곡들은 여기까지 입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