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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음감회를 맡게 된 김지성입니다.
11월 30일 - 오늘의 음감회 주제는 ‘소원빌기 - 앞으로 남은 한 해 좋은 일만 일어나도록..’ 입니다.
저한테 플레이리스트란 몸과 정신을 맡기는 곳 - 이 플레이리스트의 마지막에 도착했을 때, 제가 찾고자 했던 그 기운으로 자리에서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런 일련의 과정, 마음가짐이 소원을 비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실제의 우리는 첫 곡에 머물러 있지만 '앞으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면 좋겠네 -' 하는 마음으로 지나가는 곡들과 함께 기도하는 마음.. 그래서 이번 플레이리스트의 제목은 일찍이 ‘소원빌기’ 로 정해뒀습니다.
왜냐하면 특별히 오늘엔, 혼자가 아닌 여러분과 함께 하니, 모두 모여 같은 음악을 듣는다면, 저희가 모두 한 마음으로 같은 소원을 빌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이번 음감회 날이 제 생일임을 빌려, 여러분들을 위해 제가 음악들로 대신 소원을 빌어보려 23곡을 구성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올해 빌어드리고 싶은 소원은 - 모두 남은 한 해 좋은 일만 일어나기 - 입니다. 뻔한 소원이지만 그럴수록 잘 지켜지지 않는 법이니, 올해는 지켜지도록 저도 같이 기원해보겠습니다.. 올 한 해, 좋은 매듭이 만들어지고 각자의 노력과 오늘의 음악이 합쳐지길! 온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요즈음, 게으른 나날들이 반복되고 있다면, 이 플레이리스트가 끝난 7시에는 좋은 기운과 용기만 갖고 일어날 수 있도록 바라겠습니다.
첫 곡은 공허하지만 -> 마지막 곡은 용기와 여운이 남을 수 있도록. 이 귀중한 23곡을 특별한 날에 여러분들과 나눌 수 있어 다시 감사드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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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도둑 - 왜?
Mk.gee - Unaware
Gilberto Gil - Palco
머드 더 스튜던트 - 이솝 느와르
소히 - 그럼 그렇지
jivicxi - 그 사이에..
jivicxi - 악마가 태어날 때..
Dres, damon r. & Extra small - Dresidents
Ksmartboi - Earth is flatt 2
JELEEL! - UNCIVILIZED!
Lil Yu & Yuzion - Getting high
Lil kirby - Fad3d
Tkay Maidza - High beams
JPEGMAFIA & Danny Brown - Lean Beef Party
JPEGMAFIA - Hazard Duty Pay!
Voices of Fire - JOY
Illa J - Alien Family
황철호와 노수피아가 간다 - 객관적 / 공감하기
소히 - Re-love
Cashmere cat - BACK FOR YOU
Mason Lindroth & Chuck Salamone - Victory
Toby Fox - Once upon a time
Oneohtrix Point Never - Chrome Coun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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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중도둑 - 왜
2018년 발매된 공중도둑의 무너지기 중 오프닝, 왜 입니다. 제가 무너지기를 처음 들었을 때의 그 호젓하고 공허한 기억이 마음에 남아, 이 플레이리스트의 처음도 그럴 수 있도록 이 곡을 처음으로 넣어두었습니다.
오 안개밟고 안개밟고/
해는 뜨고 흘러 떠내려가
호젓함 오 호젓함/
느낄 수 있니?
개인적으로 호젓한 이라는 단어를 이 곡을 통해 처음 알았는데 참 마음에 들어 노래를 들을 때 마다 밟히고 있습니다.
2. Mk.gee - Unaware
이 곡은 MK.gee 의 첫 앨범 Pronounced Mcgee에 수록된 곡으로, 도입의 몰입이 매우 강력한 곡입니다. 툭툭 던져지는 악기들이 공허하고 무신경한 느낌이라, 사람이 가득한 지하철에서 듣기 좋습니다. 군중 속의 고독을 느낄 수 있는 음악..! 계속 듣다보면 뭉개진 점토.. 속에 파묻힌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곡입니다
3. Gilberto Gil - palco
올해 제가 밍글과 합쳐 가장 많이 들은 곡이자, 이 플레이리스트의 첫 하이라이트, palco 입니다!
가볍고 즐겁고 다재다능함이 느껴지는, 언제 들어도 개운해지는 곡입니다. 좋은 음악에는 긴 말이 필요 없듯이, 음악 스스로가 모든 것을 설명 하는 음악. 아침에 일어날 때, 기운을 얻고 싶을 때, 노을이 걸려있을 때 들으면 상쾌함이나 나른함이 배가 되는 음악! 곡의 제목은 stage 란 뜻으로 무대 위에서 태양의 신과 신나게 춤추는 브라질의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4. 머드 더 스튜던트 - 이솝느와르
이 곡은 머드 더 스튜던트의 마지막 믹스테이프, mudd의 5번 트랙입니다.
어제도 그 상사 새낀 지랄도 그런 지랄이 없다/
진짜로 꼰대 새끼 꼭 내 손으로 죽인다
난 악당이야 .. 늘리자 군대를/
꾸리기에는 이 인구로는 너무 부족해.
좋아, 이제부터 이 부대의 주인은 나군!/
모두 내 말을 듣도록 해 전부 차렷 경례
이 일상적이면서도, 의식의 흐름 같은 말장난이 좋은 사운드를 만나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좋은 곡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부분의 구성은 루즈해지는 것 같아 좋아하지 않지만, 월요일은 역시 싫습니다..
5. 소히 - 그럼 그렇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앨범인 소히의 밍글의 수록곡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앨범... 이란 말은 어느 앨범이든 붙이기 어려운 법이지만, 소히의 밍글은 제가 어디가서 말하기 어렵지 않게, 훌륭한 곡들로 가득 차있는 앨범입니다. 그 중 3번째 곡 그럼 그렇지 는 앞선 palco의 상쾌함과 이솝 느와르의 장난스러운 가사를 합쳐 놓은 뉘앙스의 곡입니다.
양손엔 삐까 뻔쩍 쇼핑백/
이제야 찾아오는 포만감
발 닦고 세수하고 침대로/
오늘따라 편한 꿈나라로
오늘따라 편한 꿈나라.. 라는 구절로 오늘 하루가 얼마나 좋았을지 같이 느껴져 좋아하는 가사입니다. 앨범의 첫 번째 트랙 ‘좋아’는 플레이리스트에 함께하진 않았지만 한 번 들어봄직한 곡이니 꼭 추천드립니다. 소히의 밍글 은 좋아하는 사람, 또는 사랑하는 사람과 들을 때에 더욱 좋은 앨범, 누군가와 이 앨범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이런 저런 얘기들을 줄줄 실토하게 되는.. 그러한 앨범입니다. 행복한 감정은 1번 트랙 / 불편한 감정은 4번 트랙 / 애틋한 감정은 6번 트랙 / 서운한 감정은 9번 트랙 그 외의 일상적이고 작은 감정들을 소비하기 좋은 3번 트랙 ‘그럼 그렇지’ 입니다.
6. jivicxi - 그 사이에.. & 악마가 태어날 때..
첫 힙합 곡입니다. 힙합으로 넘어가며 제 앨범의 인스트루멘탈.. 을 빌렸습니다. 좋은 음악 만들어주신 김지성 님께 감사하고 그렇고.. 그렇습니다..
7. Dres, damon r. & Extra small - Dresidents
힙합으로 넘어오며, 최대한 짜라에 강제 이식이 가능하도록 (1) 아무도 모르며 (2) 강렬한 (3) 구성이 여럿인 힙합 곡을 준비했습니다. 곳곳에 들리는 한국어로 눈치채셨겠지만 한국음악입니다. 마지막이 조금 부담스럽고, 보컬보다 곡의 구성 자체가 더 드러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만큼 곡의 구성과 스피디한 전개가 인상적입니다.
돈 벌어 이 개**들
네 엉덩이 너무 커서/
찾고 있어 장소
짜라에 이런 가사가 나온 적 있을까 걱정이지만 잘 들리진 않아서 다행입니다.
8. Ksmartboi - Earth is flatt 2
국내 하이퍼 팝 히트 지구는 평평해2 입니다. 이미지와 행보에 있어서 만족스럽진 않지만 이 곡에 있어서 만큼은 인정할 수 밖에 없도록 잘 짜여 있습니다. 앞 곡과 달리 힙합팬들은 한 번씩 들어본 꽤나 유명한 곡이지만, 편견 없이 듣는다면 청각 / 편곡적으로 꽤나 흥미로운 곡입니다.
선생 내게 평범하게 살래/
-> 교사 지시 불이행 !
지구는 평평해 x 2
여담으로 제가 마인크래프트 농사를 하며 10시간 내내 이 곡을 들을 정도로 지루하지 않은 곡입니다. 해당 아티스트의 지구는 평평해1 을 포함한 다른 곡들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9. JELEEL! - UNCIVILIZED!
미국의 에너자이저, JELEEL!의 에너지로 가득한 레이지, UNCIVILIZED! 입니다. 레이지라는 장르, 음침한 분위기 조성과 어두움을 기반으로 하지만, 레이지를 들으며 음침함과 불쾌함보다는 상쾌함과 운동하고 싶어지는 힘을 느낀 적은 이 곡이 처음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목소리가 주는 힘이란 이러함이 아닌가.. 생각되는 기분 좋은 곡입니다.
해당 아티스트의 WAHALA!, SHOT!, DIVE IN! 등은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10. Lil Yu & Yuzion - Getting high
Lil Yu 와 Yuzion 의 싱글, Getting high 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듣기 좋은 인터넷 음악입니다. 특별한 감정이나 좋은 가사, 깊은 해석의 여지는 없지만 몸으로 즐기기에 좋은 음악입니다. 다른 음악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11. Lil kirby - Fad3d
제가 요새 빠져 듣고 있는 Lil kirby의 싱글, Fad3d입니다. 우울함이 가득한 인터넷 음악 세상 속 신나는 퍼커션을 곁들인 기분좋은 곡입니다. 여전히 가사는 극단적이지만 희망 가득한 신디사이저가 함께 하는 게 마치 우울한 여자친구가 계속 자신과 함께 살아야만 한다 강요하는 것 같습니다 🧎🏽🧎🏽
Feel everything so fad3d/
Sorry I'm not good at updating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난 매일 해/
이제 더 이상 난 못 하겠어 난 drained
중간의 피쳐링이 큰 흠이지만 고진감래의 마음, 오히려 코러스를 기다려지게 하는, 그만큼 코러스가 매력적이고 포근한 곡입니다.
12. Tkay Maidza - High beams
Tkay Maidza의 3부작 중 Last Year was weird, vol3 에 수록된 High Beams입니다. 저는 여러 흑인음악 중에서는 익스페리멘탈 힙합, 아프로, 가스펠을 좋아합니다. 그 중 가스펠이 주는 웅장함을 정말 좋아하는데 이번 Tkay Maidza 의 High beam은 그러한 가스펠에 트랩을 접목시켜 세련되게 표현해냈습니다. 사운드는 농염하지만 가사는 종교에 대한 믿음, 주님 안에서의 건강한 의지 등이 드러나 느껴지는 에너지와 실제 내용의 대비가 강합니다. 이런 농염한 투의 여성 보컬, 랩은 한 곡 내에서도 강하게 물리기 마련인데, 기반이 되는 성가대 루프를 남성 보컬로 중성화한 것이 똑똑하다고 느껴집니다.
캐롤라인 폴라첵과 행보나 음악이 비슷하니 관심있으신 분들에게 해당 앨범과 이번 신보를 추천합니다!
13. JPEGMAFIA & Danny Brown - Lean Beef Party
앞선 세 장르 중 익스페리멘탈 힙합의 선두주자 JPEGMAFIA 입니다. 현재 수프얀의 뒤를 이어 RYM의 올해의 앨범 2등을 달리고 있는 ( -> 음감회 날 기준 1등으로 바뀌었습니다! 힙합 만세!) Scaring the hoes 는 정말 훌륭한 앨범인데, 그 중 앨범을 가장 잘 드러내는 앨범의 오프닝 곡 Lean Beef Party 입니다. 특히나 이 앨범은 익스페리멘탈 힙합을 넘어 힙합 자체를 통틀어서도 역사적인 명반인 Atrocity Exhibition 을 남긴 대니 브라운과 함께 하며 실험 음악의 정점을 찍었습니다. 이 곡의 드랍과 대니 브라운의 2절 도입은 정말 강렬합니다. JPEGMAFIA 같은 경우, 프로듀싱 실력이 더욱 부각된 탓에 랩이 간혹 덜 조명되는 감이 있는데, 들어보면 랩 또한 훌륭해 사실상 나무랄 데 없는 최고의 앨범 오프닝입니다.
14. JPEGMAFIA - Hazard Duty Pay!
이어서 같은 JPEGMAFIA의 Hazard Duty Pay! 입니다. 이번에 목록을 짜면서 JPEGMAFIA의 어떤 곡을 소개해야 할지 고민이 정말 많았는데, 앞선 곡은 감상의 측면에서 가치가 있다면 이 곡은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JPEGMAFIA의 곡입니다.
장르 특성상 곡에 있어 깊이 공감하거나 감정을 이끌어내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보니 발전을 거듭해오며 이제는 익스페리멘탈은 사실상 예술 감상 영역에 더 가깝게 인식되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다보니 곡에서 영혼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평가도 심심치 않은데, JPEGMAFIA의 Hazard Duty Pay! 는 제가 들은 그 어떤 곡보다 감정적이었기에 반드시 소개시켜드리고자 했습니다. 샘플링을 겸한 전체적인 호소의 사운드도 설득력 있지만, 그간 JPEGMAFIA의 스토리를 알고 들으면 보이는 가사가 감정을 몰입하도록 만듭니다.
(1) 쟤(가짜)가 혹시 넘어지면 둬/
친구는 그냥 힙합을 위해 만들어지지 않은거야
(2) 더는 모르겠어/
왜 너의 검은색이 나에게 비즈니스로만 느껴질까
(3) 너흰 가짜만 사랑하는데, 난 태초부터 진짜였던 사람/
별을 향해 쏘기 위해 한 번의 망설임도 없는
(4) 내가 만들어낸 이 길(익스페리멘탈 힙합)을 봐, 텅 비어있네
(5) 진짜들은 거리에 죽어있고, 가짜가 자리를 채우네/
제발 너가 거리에 나가면 내가 죽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았다고 전해줘
(샘플링) Sometimes we feel pain, feel pain/
We can change, just we feel pain
팬데믹 시기에 막 하입을 받기 시작한 JPEGMAFIA는 루키?치고는 34살, 노장의 나이임에 화제였는데, 그러다보니 이 곡의 가사에는 그간의 기다려옴과 포기하기 직전의 기분이 느껴집니다. 완벽한 수준을 만들어도 자신을 의심하게 되고, 남의 입을 빌려서라도 자신의 용기를 전달하고자 하는 가사들이 슬프게 느껴집니다. 너무 훌륭한 음악!
15. Voices of Fire - JOY
이번 음감회의 두 번째 하이라이트, JOY 입니다. 앞서 얘기한 세 장르 중 가스펠에 해당하는 저의 베스트 곡입니다. 흑인들의 흥과 숭고함이 느껴지는 강인한 곡입니다. 가사에 담긴 위트와 곡의 전개, 빼놓을 것 없이 전부 완벽하다고 생각합니다.
MUMBLING - to myself, must think I’m crazy
But I’m - HUMBLING - myself and I’m giving praise
FUMBLING - by myself they don’t know what I’m saying
If you - CRUMBLE - anyhow, I know who can raise you
스스로 속삭이는 중, 내가 미친 줄 알겠지
하지만 난 자신을 낮추며 기도를 드리는 중
손을 더듬거는 나, 내 말 뜻을 아무도 모르지
하지만 너가 넘어진다면, 너를 일으켜 세워줄 사람을 나는 알고 있지
그도 그럴 것이 이 곡의 총괄 프로듀서가 퍼렐 윌리엄스 이기 때문에 전개에 있어서는 정말 완벽합니다. 마찬가지로 음악이 모든 것을 설명하는 좋은 음악입니다. 사실 가스펠 정신을 소개하려면 최근의 칸예를 빼놓을 수 없으나, 칸예에게는 Sunday Service Choir 가 있으니 관심있으시다면 해당 성가대의 Ballin 을 추천드립니다.
16. Illa J - Alien Family
J Dilla 의 동생, Illa J의 앨범 Yancey Boys 의 스킷입니다. J Dilla 는 힙합 음악사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천재로, ATCQ나 Mos def 같은 사람들에게 명곡을 선사한 프로듀서입니다. Nujabes 와 같이 로파이 힙합을 정립한 사람으로서 제일 먼저 언급되는 것이 J Dilla인 만큼 그가 건드리는 곡의 프로덕션 또한 도가 터있습니다. 이 말을 길게 한 이유가 이 비트가 J Dilla의 비트입니다! 말도 안 되는 여유가 흐르는 비트와 나레이션을 들으며 이번 음감회의 힙합 곡은 여기서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17. 황철호와 노수피아가 함께 한다 - 객관적 / 공감하기
황철호와 노수피아 두 분이 2002년 함께 발매한 객관적 / 공감하기 라는 곡입니다. 잘 알려진 곡은 아니지만 생각나면 듣는 음악입니다. 사실 정보가 별로 없어 할 말은 없지만 해당 앨범은 모종의 이유로 찾아볼 수는 없고, 검열당해 유튜브 어딘가에 남아있습니다. 몇몇 곡들은 삭제되었다 하는데, 남은 곡들 또한 서사 있어 좋은 앨범입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버스에서 들으면 좋은 그런 곡입니다.
18. 소히 - Re-love
앞서 등장했던 소히의 동일앨범 Mingle 의 Re-love 입니다. 제가 1번 트랙 좋아 와 더불어 가장 좋아하는 트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You it's you/
감각을 따라 흘러가면 갈수록../
다다른 심연의 it's you..
우린 불안했지만 소중한 너인데/
소모적인 다툼들이 조화로운 미래로 변화하게!
애인에게 돌아가는 내용의 이 곡은, 얼핏 듣기에도 마냥 행복하다..라기 보다는 연주에서 어딘가 씁쓸함이 느껴지는 묘한 곡입니다. 싸움 이후의 아쉬움과 그래도 여전히 사랑하는 마음이 오로지 청각만으로도 전해짐에 크게 감동한 곡입니다.
Re-love 라는 단어 자체도, 행복을 찾았는데 너를 찾았다는 표현도 참 하나하나 소박하고 안온하게 느껴지는 곡. 다시금 또 여러분이 이 앨범을 들어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
19. Cashmere cat - BACK FOR YOU
음감회의 마지막으로 향하는 첫 번째 빌드업인 BACK FOR YOU 입니다. 여러분이 회지를 여기까지 읽고 계실 지는 모르겠지만, 이 곡의 산뜻함이 여러분들에게 꼭 전달됐으면 좋겠습니다. 이 곡을 들으면 다시금 의지가 불어넣어지는 개인적인 경험이 정말 많았습니다. 제목 그대로 누군가 나를 위해 언제든 돌아와 줄 것만 같은 그런 기분이에요. 곡 2분 경의 분위기 전환이 이 곡의 하이라이트입니다.
20. Mason Lindroth & Chuck Salamone - Victory
막간에 넣게 된 게임 음악 타임.. 게임 Hylics 2의 OST, Victory 입니다. 이 곡은 게임의 적을 물리치고 난 뒤, 획득한 경험치 아이템들과 함께 나오는 음악입니다. 사실 마더 2의 OST를 넣을까도 많이 고민했습니다만, 짧아도 이 음악이 더 음감회에 어울리고, 이 게임의 묘한 기운이 그대로 전달되는 것 같아 선택했습니다. 해당 게임의 모든 OST 를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21. Toby Fox - Once upon a time
게임 Undertale의 오프닝 OST, Once upon a time 입니다. 이번 음감회의 마지막 빌드업입니다. 정말 마지막으로 향하는 왕도 여정의 배경음악 같지 않나요? Toby Fox 의 작곡에는 큰 기교와 복잡한 레이어는 없지만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강한 힘이 있습니다. 어쩌면 게임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란 그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이 음악만 들으면 또 무엇이 되었든 마지막이 코 앞이라는 느낌과 또 새로운 일이 시작될 것 같은 느낌! 그리고 그간의 고생들이 스쳐 지나가는 듯한 느낌입니다.
이 앨범의 Home 도 시간 날 때 경험해보세요!
22. Oneohtrix Point Never - Chrome Country
모든 음감회의 마지막 곡입니다. 항상 음감회를 하게 된다면 꼭 이 곡을 마지막으로 해야지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이 곡이 주는 벅차오름과 숭고함을 같이 느껴보고 싶었어요.
요새 음악을 느끼면서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음악이 줄 수 있는 울림의 크기.. 가 아닐까 생각하곤 했습니다. 그 울림은 때로 용기일 수도 있고, 사랑일 때도 있고, 증오일 수도 있고, 미움일 때도 있는 것 같아요. 특히 그 곡이 어떤 방식으로 그 울림을 주었는지는 더욱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곡의 가수가 누구이고, 어떤 장치들이 있고 .. 하는 것들이 분명 영향을 끼치고 있겠지만 그 음악의 영혼을 만들어 내는 것은 저는 다르다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 곳 모여 음악을 들을 때, 서로의 장르가 다르고 취향이 달라도 서로의 음악이 주는 울림의 크기를 다들 가늠할 수 있기에 좋은 교류가 가능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런 좋은 사람들이기에 또 이 곡으로 벅차오름을 불어넣어주고 싶었습니다. 지금까지의 한 해는 어떠셨나요! 앞으로의 한 해는 제가 마저 응원하도록 하겠습니다! 긴 시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모두 남은 한 해 화이팅 !! 사랑합니다 🫂🤍🧎🏽👍🏻💥